북한의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에 대해 미국은 “이전부터 들어오던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북한의 행동과 말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초강경 선언에 당혹해하면서 북한에 대해 6자회담으로의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美, “北주장 이전부터 들어오던 것. 고립 심화시킬 뿐”**
멕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수행하던 도중 브리핑을 갖고 “북한으로부터 이런 종류의 수사는 이전부터 들어오던 것이고 처음이 아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멕클렐런 대변인은 이어“6자회담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북한 핵문제를 평화롭고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행동과 말은 단지 그들을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이 고립을 끝내고 국제사회와의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6자회담에 복귀해 우리가 이미 회담 석상에 내놓은 제안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것”이라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재차 촉구한 뒤, “미국은 우방인 주변국들과 논의를 할 것이며 미국은 항상 이 문제에 대해 회담 참가국들과 밀접한 접촉을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황에 대한 논평 요구에 대해서는 “정보기구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그들의 믿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평가했었다”며 더이상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현재 북한이 핵무기 1~2기를 보유했을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분석을 공식 입장으로 삼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기 4~6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6자회담 참가국들과 북한의 성명을 논의할 것이며 회담을 통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성명으로 미국의 정책이 변화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은 일관되며 이를 재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北, 탈출구 잡아야”, 럼즈펠드 “보유 확실치 않으나 걱정” **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 앞서 유럽을 순방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네덜란드 RTL 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발표를 듣고 “북은 스스로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 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말했고 북한은 어느 누구가 그들을 공격하길 원한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면서 “그들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면 다자적 안전보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다른 길을 가기 위한 기회를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들로부터 제공받았다”면서 “그들은 핵무기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시간이라고 결정만 한다면 그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길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후속 대책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중국, 일본, 한국 등 회담 참가국들과 협의할 것이며 다음에 취할 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EU)과의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세계는 북한에 탈출구를 제시해줬고 우리는 그들이 그 탈출구를 취하길 기대한다”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나토 국방장관회담을 위해 프랑스 니스를 방문하는 도중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선언은 탄도 미사일 기술을 퍼뜨려온 전력과 북한 정부의 독재 성격으로 인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평가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과거에도 때때로 입증되지 못하는 것들을 주장해 왔다”면서 “북한이 정말 그러한 무기를 보유했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中, "6자회담 지속 원해." NYT, "北성명, 중국 곤경에 빠뜨려"**
미국외 6자회담 참가국들도 모두 북한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선 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이러한 보도를 들었다”면서 짧게 밝혔다. 중국 정부가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에 브리핑을 가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중국도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바라본다는 반증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이날 “북한의 성명은 중국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분석했다. NYT는 “그동안 중국은 북-미 양자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미국에는 보다 많은 인내심을 요구했다”면서 “중국은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NYT는 “특히 이번 북한의 발표 시점이 중국을 더욱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달 말경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고위 관리를 북한에 파견해 북한과 6자회담 재개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어서 상당히 당황해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러, “회담 조속 재개 바람직”**
북한이 '회담 배제' 가능성을 시사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회담을 조속히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지금까지처럼 각국과 연대해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도 회담을 활용해 핵을 포기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면서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우선 의도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별히 새로운 것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도 “협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위를 위한 북한 당국의 입장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이는 핵무기 개발 경쟁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AP 통신, “부시에 대한 심대한 도전. 美, 동맹국에 의존하는 처지”**
한편 외신들은 북한의 이번 선언으로 북핵위기가 최대 고비를 맞게됐다고 분석했다.
AP 통신은 “북한의 이번 발표는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맹세하며 2기 임기를 시작했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번 북한의 행동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면서도 북한 선언으로 북핵위기가 최대 분기점을 맞게됐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북한 선언의 향후 여파와 관련, “미국은 현재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하도록 만들기 위해 북한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과 한국 등 동맹국에 의존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제전략연구소의 게리 사무어 연구원은 “현재 문제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유인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과 중국을 부추길 수 있느냐라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 영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선언으로 부시 정부가 궁지에 몰리게 됐다는 분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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