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익을 감수하며 조직의 부정부패와 내부비리를 고발한 의인들이 최소 2~3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금전적 피해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가정 파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아름다운재단은 1일 "공익제보자 5인이 제보 이후 겪고 있는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 많게는 억대의 금전적 피해와 스트레스, 관련업계 재취업 기회 박탈, 가정 파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카드회사의 불법행위를 공익제보한 김승민씨 경우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동생과 함께 반강제 퇴직 당한 뒤 총 1억6천만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형제가 받았을 월급 1억2천만원과 회사와 금융감독원이 제기한 소송 비용으로 든 4천만원을 합한 것이다. 김씨는 관련업계에 재취업하는 것도 불투명해 앞으로 잠정 손해액은 끊임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 교수 연구비 유용을 공익제보한 김이섭씨도 14년간 해오던 강의를 빼앗기고 연구 프로젝트나 번역 등의 활동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어 지금까지 3천만원에 달하는 수입을 잃고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어려운 처지를 토로했다.
***복직된 뒤에도 따돌림, 인사상 불이익**
공익제보자는 복직된 뒤에도 조직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산업자원부 산하기관 연구원으로 산자부의 기술료 부당 전용 의혹을 제기했던 김태진씨는 해직 후 10개월 만에 복직됐지만, 정상적인 조직 생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적대적인 조직 분위기 속에서 지각이나 작은 실수에도 신경이 쓰이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의 부당한 자산 운용 등을 지적한 교사 진웅용씨도 정직 후 복직됐으나, 각종 인사상 불이익과 학교 내 따돌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를 공익제보한 공무원 김봉구씨의 경우 20개월간 좌천 보복 인사를 당해 공익제보자가 입는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름다운재단은 "공익제보는 대형사고 예방이나 관행적인 예산낭비 근절과 같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에 더해 사회에 공정성과 합리성이라는 토대를 마련하는 어마어마한 공공의 이익을 만들어낸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비용은 오롯이 공익을 행한 개인에게 전가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익제보자들이 나서서 공익제보 지원한다"**
한편 그간 홀로 외로운 싸움을 진행하던 공익제보자들이 아름다운재단이 제정한 '아름다운사람들 공익시상'과 반부패국민연대의 '투명사회기여상' 시상을 계기로 모여 '공익제보자모임'을 꾸리게 됐다.
이문옥 전 감사관을 비롯한 15명의 공익제보자로 구성된 이들은 조직으로부터 '비밀 누설'이나 '명예 훼손' 등 각종 소송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고, 공익제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공익제보 방향'을 안내하고 부패방지법 개정 활동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금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하나은행 162-910001-22937(예금주 아름다운재단)으로 입금하거나,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를 통해 온라인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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