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울프스탈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비확산프로젝트 부국장은 31일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할 수도 있다”면서 “중국의 현재 역할과 미국이 기대하는 중국의 역할 사이에는 주요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북핵위기 해법을 놓고 미-중간에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반면에 쑨 루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선 미국이 먼저 양보해야 하며 약소국으로서 북한의 안보 우려는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울프스탈 카네기재단 부국장, “북핵으로 미-중 정면충돌 가능성” **
울프스탈 부국장은 이날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대표 장성민)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협력연구소 공동주최로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미국과 중국간의 전략적 관계는 상당히 강하기는 하지만 북핵문제로 인해 갈등 요인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북한 - 핵위기에 대한 미국의 시각>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이 북한의 핵능력을 포기하도록 강제할 수 없거나 혹은 그것을 원하지 않으면 미-중 양국은 곧바로 반목하게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추구, 구체적 결실이 없는 6자 회담 실패는 동아시아 안정에 위협적일 것이고 미-중 이해관계는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있는 한, 현재의 핵위기에서 비롯된 잠재적 비용과 이득에 대한 미-중간에 근본적인 차이들은 상존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위기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를 아주 다르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특히 미 정부 관리들은 ▲북한 정권 붕괴와 남한에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통일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무장 등에 대해 양국이 어떻게 바라볼지 현실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며, 특히 보다 근본적으로 중국은 중-미관계의 모든 측면을 끊임없이 대만문제와 연계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 관리들은 간혹 망각하고 있다.
***“中현재 역할과 美기대속 中역할 주요 차이”, ‘통일’-‘핵국가 북한’서도 인식 차이 **
울프스탈 부국장은 이어 “중국의 현재 역할과 미국이 기대하는 중국의 역할 사이에는 주요한 차이가 있다”며 “6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역할은 중-미 양국간의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해서 자국은 북-미간에 객관적인 중재자로 남으려 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의 핵개발로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시각은 이와 다르며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해 다른 5개국이 북한에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직접적인 압력을 넣을 수 있게 되길 바랬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는 직접 연관이 되지 않고 북-미 양국이 평화로운 해결과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훌륭한 회의장소와 셔틀외교를 제공하는 중재자 역할’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의 최우선 국익은 중국의 국경에 새로운 핵무기 국가의 탄생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통일 한국’과 ‘핵무기 국가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최우선적인 이익은 “북한이 장기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는 힘을 갖지 않는 것이며 이를 위해 민주적인 한국과의 통일이나 위험하긴 하지만 북한의 체제 붕괴도 허용된다는 입장”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반면 “중국은 북한의 체제 붕괴나 가까운 기간내에 통일 한국이 탄생하는 데에 이익이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최우선적인 이익은 지역내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고 중국은 (차라리) 적어도 일정 부분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무기 보유 북한을 선택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쑨 루 中현대연구소 연구위원, “美, 먼저 양보해야” **
이같은 미국측 시각에 대해, 이날 또다른 주제발표자인 쑨 루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위원은 <핵위기에 관한 중국의 시각>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이 먼저 양보하라”고 주장, 관심을 모았다.
쑨 루 연구위원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국은 지금까지 자신의 정책기조를 변화시키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먼저 양보해야 미국이 양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쑨 연구위원은 “‘핵카드’가 없다면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영원히 불리한 입장에 있게 될 것”이라며 “약소국으로서 북한의 안보에 대한 우려는 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의 그러한 관심에 대한 만족스런 협정이 없다면 북한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은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먼저 양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북한은 지금까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하고 있지 않다”면서 “만약 북한이 그러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면 미국의 요구는 그 정당성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이라는 다자 회담의 틀 안에서 상황은 관리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선택이 제한적이라 미국은 다자 접근이 더 적당하고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사실상 북-미간 양자회담은 지금까지 중단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평화적으로 해결된다면 마지막 해결책은 ‘CVID’에 가까운 것이 될 것이고 미국이 원하듯이 6자회담을 통한 다자적 접근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것, 즉 정권생존과 국가안보를 얻을 것이고 외부세계에 대해 개방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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