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간 4천만원을 넘는 금융부자가 지난해 1만9천여명으로, 전년도보다 26%이상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수 국민이 장기불황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돈이 돈을 벌면서 부가 한쪽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증거다.
***불황에도 지난해 금융소득 부자 26.6% 급증**
28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중 '금융소득 계급별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신고때 이뤄진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 결과 2003년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넘었다고 신고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1만9천3백57명에 이르렀다. 이는 2002년 1만5천2백86명보다 1년새 4천71명(26.6%)이나 급증한 수치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금융소득 4천만원 초과~8천만원 이하는 1만9백8명(총 소득금액 6천3백57억1천1백만원)이었고, 8천만원 초과~1억2천만원 이하는 3천1백99명(3천4백2억5천2백만원), 그리고 1억2천만원 초과는 5천2백50명(2조9천5백97억9백만원)이었다.
이들이 2003년 1년간 벌어들인 금융소득은 모두 3조9천3백56억7천2백만원으로, 1인당 평균 금융소득이 2억3백32만원에 달했다.
이밖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아니나 국세청에 4천만원이하의 금융소득을 신고한 이는 2만7천7백14명(2천6백14억4천6백만원)으로, 이들의 평균 금융소득은 1천만원을 약간 밑돌았다.
***1백40억이상 금융자산 보유자 5천2백여명**
특히 금융소득이 1억2천만원을 넘는 5천2백50명의 경우 1인당 평균 금융소득은 5억6천3백75만원에 달해, 이들이 한국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최대 큰 손임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은행 이자나 채권유통수익률, 배당소득이 평균 연리 4%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해 환산하면, 이들이 연간 5억6천여만원의 금융소득을 올리기 위해선 1인당 평균 1백40여억원의 돈을 은행에 예치하거나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경우 금융자산외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아파트나 건물, 토지 등 부동산에도 금융자산 보유액 이상의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실질 재산보유액은 수백억대로 추정된다.
아울러 금융소득 4천만원이상 보유자 1만9천여명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95조원대에 달한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이는 시중의 단기성 부동자금 추정액 4백조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액수로, 나머지 대다수 부동자금 보유자가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최상위 부유층이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바탕으로 증시나 부동산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국민 40%는 실질소득 감소**
이처럼 최상위 계층의 부는 계속 급증양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다수국민은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등 장기불황의 늪에서 고통받고 있어 '부의 양극화'가 한국경제의 최대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 조사'에 따르면, 1년전과 비교해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 평가지수도 81.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미만이라는 것은 실질소득이 줄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은 15%로 올들어 가장 낮았던 반면, 수입이 줄었다는 가구 비중은 39.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6개월전에 비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의 구성비가 12.8%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줄어든 반면, 부채가 증가했다고 밝힌 가구는 27.9%로 전달보다 1.2 %포인트나 늘어나 소비지출 여력조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에 비해 살림살이가 나아졌나를 묻는 소비자 평가지수도 62.8로 전달의 65.1에 비해 급락, 최근의 극심한 경기침체가 소득(구매력)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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