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리히터 규모 8.9의 지진은 자연재해 앞에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새삼 실감케 했다. 특히 이번 지진은 '쓰나미(tsunami)'라 불리는 해일을 동반해 지진이 발생한 인도네시아 진원에서 최대 7천㎞ 떨어진 아프리카 동해안에까지 피해를 입혔다. 이처럼 최근 지진해일 피해가 잇따르면서 한국은 과연 안전지대인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지진해일에 관한 한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의 '지각판 충돌'이 지진 원인**
일반적으로 지진은 지구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가 지각판의 움직임, 단층운동, 화산활동, 운석의 충돌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지표면을 덮고 있는 지각을 뚫고 나오면서 땅을 갈라지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26일(현지시간) "이번 지진의 진원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서부 지역의 해저 40㎞ 지점"이라며 "환태평양 지진대의 1천㎞에 걸친 안다만 단층선에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추정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세계 최대의 지진 다발 지역으로 지중해-히말라야 지진대와 유럽-아시아 지진대와 함께 가장 불안정하고 약한 지대이다.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은 바로 유라시아 지각판과 호주·인도 지각판이 부딪혀 발생한 것이다. 최근 5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규모 7 이상의 강진은 약 5백회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 이상이 태평양의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일어났다.
1960년대 수립된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는 십여개의 지각판이 유동 물질인 맨틀 위를 떠다니면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움직이는 지각판의 경계 부분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다. 환태평양 지진대, 지중해-히말라야 지진대, 유럽-아시아 지진대는 모두 판과 판의 경계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해일 '쓰나미' 때문에 피해 더 커져"**
이번 지진은 1995년 일본 고베 지진에 비해 약 1천배 정도 강한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2백66만개의 위력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진에는 ''쓰나미(tsunami)'라 불리는 해일이 동반돼 큰 피해를 줬다. 쓰나미란 지진해일 피해가 큰 일본에서 만든 용어로, 지진해일을 가리키는 국제어로 통용되고 있다.
쓰나미는 큰 규모의 지진이나 해저 화산폭발 등에 의해 발생하는 거대한 규모의 파도를 가리킨다. 특히 이번처럼 지각판과 지각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통상적인 지진의 강도보다 더 강한 쓰나미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라시아 지각판과 호주·인도 지각판이 부딪쳐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지각판의 충돌에 따라서 해저면에서 해수면까지 바닷물이 출렁인다. 이렇게 출렁이는 바닷물이 퍼져 나가 큰 해일 피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쓰나미는 폭풍 때문에 발생하는 '폭풍해일'보다도 훨씬 강력하다. 바람이 만드는 파도는 바다 표면에서만 파도가 일렁이지만 쓰나미는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표면에 이르기까지 바닷물 전체가 출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쓰나미는 육지 쪽으로 가까이 올수록 파고가 급격히 높아져 더욱더 큰 피해를 준다. 육지 쪽 수심이 얕기 때문에 위 아래로 움직이는 파동이 커지는 탓이다.
전 세계적으로 쓰나미의 80% 이상은 환태평양 지진대 근처의 태평양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일본열도가 태평양과 한국 사이를 방파제처럼 가로막고 있어 쓰나미의 피해를 거의 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의 경우도 인도네시아 북부에 나란히 위치한 섬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 우리나라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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