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평준화 체제에서 우수 학생의 심화 교육 강화를 위해 2010년까지 전체 초ㆍ중ㆍ고 학생의 5%인 40만명이 영재ㆍ수월성(엘리트) 교육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계획은 공백으로 남겨놓고 있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채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창출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10년까지 초ㆍ중ㆍ고 학생 40만명 '엘리트 교육'**
교육부는 22일 '수월성 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2010년까지 영재 교육 대상을 초ㆍ중ㆍ고 학생의 1%인 8만명으로 확대하고, 일반 학교의 수월성 교육 대상자도 4%인 32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예술과 정보 영재학교를 각각 1곳씩 신설하며, 대학과 과학고 등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을 58곳 늘려 2백5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과학고도 현 17곳에서 2008년 20곳으로 늘린다.
2007년까지 수준별 이동수업을 현재 전체 중ㆍ고교의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영어ㆍ수학은 학생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과정을 학년에 상관없이 따라가면서 이수하는 방안을 2006년에 실험 적용한 뒤 2007년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고교생이 고교나 대학에 개설된 전문심화 교과를 이수할 경우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 선이수제(AP)'를 2005년부터 과학고에서 시범 적용한 뒤 2006년에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진급과 조기졸업제도 활성화된다.
이를 위해 현재 5천명 규모의 영재 교육 전문교사를 2010년까지 1만1천명으로 늘리고, 2천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백, 교사 질 확보 큰 문제**
이런 교육부의 수월성 교육 종합대책은 지난 2002년에 밝힌 "2008년까지 학생 1%에 한해 영재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기조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최근 '평준화 교육 하에서 수월성 교육이 미흡하다'는 공격을 반영한 듯 일반 학교 학생 4%에 대해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하지만 이런 큰 뼈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공백으로 남고 있어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교육부 정책에 따라 지금도 일부 학교가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도록 돼 있으나, 시행 학교가 현행 30%에 미치지 못하는 등 도시 지역 학교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2007년까지 전체 학교의 절반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제대로 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영재 교육 담당 교사들의 미흡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큰 문제다. 영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담당교사들의 자질이 관건이나 그러나 현재의 미흡한 양성체제로는 담당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2010년까지 영재교육 전문교사를 현재의 5천명에서 1만1천명으로 늘릴 계획이나 기존 교사를 직무연수를 통해 영재 교육 전문교사로 활용하는 방안만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교육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시간강사들을 영재교육 교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사교육 시장' 창출 가능성도 커**
교육부의 수월성 교육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월성 교육이 시행될 경우 학부모들이 상위 5%에 자식을 넣기 위해 사교육에 더욱 매달릴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월성 교육 계획에 맞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평가 방식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2008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수능시험 및 내신 모두 9등급제가 되면 상위 4%밖에 1등급을 받지 못해, 수월성 교육 대상자(상위 5%)의 5분의 1이 1등급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이번 계획으로 교육의 보편성과 수월성의 조화가 이루어지면서 학교 교육의 질을 한 차원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부총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교육부의 방안이 구체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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