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 여론조사, 후 주민투표' 방식으로 핵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작업을 밀어붙일 움직임을 보이면서 환경단체와 예상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또 다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 "여론조사 해서 찬성 높은 곳에서 주민투표"**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오전 이해찬 총리 주재로 원자력위원회를 열어 '고준위와 중ㆍ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 시설을 분리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부지선정을 한다'는 새로운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신규 부지선정 방식을 2005년 1월말까지 최종 확정하고, 2월부터 예상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론조사 결과 핵폐기물처리장에 대한 유치 선호가 높은 지역에서 4월까지 주민투표를 실시해 2005년 상반기 안에 중ㆍ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영광, 울진 등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과 그 동안 유치청원을 한 지역을 포함 15곳 정도를 여론조사 대상지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투표에서 최고 찬성률을 보인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유치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다음 찬성률을 보인 곳으로 넘어가는 식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2, 3의 부안 사태, 이해찬 총리 책임져야 할 것"**
이런 정부안은 2008년까지 중ㆍ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 시설을 만들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 위해 나온 전형적인 밀어붙이기식 계획이어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은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환경단체는 이미 여러 차례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안은 제2, 3의 부안 사태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부안 사태'를 통해서도 전혀 배운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청년환경센터 등으로 구성된 반핵국민행동은 16일 오전 성명을 내고 "원자력위원회가 결정하려는 핵폐기물처리장 추진 일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향후 생길 모든 문제의 책임은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인 이해찬 총리와 원자력위원회 그리고 정권에 있음을 밝힌다"고 정부를 재차 질타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 정부청사 앞 밤샘 농성 돌입-경찰과 충돌도**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원자력위원회에서 핵폐기물처리장 강행 결정을 막기 위해서 극한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이미 15일 오후부터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해찬 총리는 핵정책전환 없이 중ㆍ저준위 핵 폐기장 추진 중단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1인 시위와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16일 오전 1인 시위를 방해하며 현수막을 찢고, 시위용품을 부수는 등 물리력을 사용해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충돌이 있었다.
<사진1+2>
환경단체 활동가은 17일 오전까지 밤샘 농성을 계속할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 박경애 간사는 "17일 7시30분 개최되는 원자력위원회를 기필코 저지하고,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핵폐기물처리장 강행 계획의 부당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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