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2 수학ㆍ과학실력 세계정상, 흥미ㆍ자신감은 바닥"

IEA조사결과, 주입식 교육의 명암 드러나

우리나라 만15세 학생(고1)의 학업 성취도가 '문제 해결력'을 비롯한 부문 별로 1~4위에 오른 데 이어 만13세 학생(중2)의 학업 성취도 비교에서도 수학과 과학이 각각 세계 2위, 3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2 학생, 수학 2위, 과학 3위"**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46개 회원국의 8학년(중2)을 대상으로 지난 2003년 실시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TIMSS 2003)> 결과를 우리 시간으로 14일 자정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995년과 199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된 것으로 우리나라는 1백49개 중학교 5천4백78명이 참가했다.

TIMSS 2003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의 수학 평균 점수는 589점으로 싱가포르(605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홍콩(586점), 대만(585점), 일본(570점), 네덜란드(536점), 헝가리(529점)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학생의 과학 평균 점수도 558점으로 싱가포르(578점), 대만(571점)에 이어 3위에 올랐으며 홍콩(556점), 일본(552점) 등이 뒤를 이어 동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상위를 차지했다.

1995년과 1999년 조사와 비교해 수학은 3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다시 2위로, 과학은 4위에서 5위로 밀렸다가 3위로 올라섰다. 점수로는 4년 전에 비해 수학은 2점, 과학은 9점이 올랐다.

앞서 고1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된 PISA가 실생활 활용 지식 및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것과 달리 TIMMS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된다. PISA에서 한국에 비해 우수한 성취 수준을 보인 핀란드는 이번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1>

***"흥미ㆍ자신감은 세계 최하위"**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높은 학업 성취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ㆍ자신감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자신감 지수 순위는 49개국 가운데 각각 38위와 25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또 수학과 과학 학습이 즐겁다고 답한 비율은 43%와 38%로 국제평균인 54%와 76%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 비해서는 수학은 11%, 과학은 5%가 오른 것이나 높은 학업 성취도와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인 일본, 대만, 홍콩도 수학, 과학에 있어 흥미와 자신감 지수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학업 성취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난 미국, 호주, 스웨덴의 학생들은 흥미ㆍ자신감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최석진 교육평가연구본부장은 이에 대해 "서구 국가에 비해 한국, 일본 등 유교 전통에 따라 겸양 의식이 강한 아시아 국가 학생들의 자신감이 낮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으나 이는 무리한 해석으로 보인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가 세계 평균과 비슷한 자신감과 흥미를 보인 반면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은 자신감 지수가 낮았기 때문이다.

<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