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생회장 출신이었던 심재철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이 이철우 열린우리당의원에 대한 간첩 공세에 가담한 데 대해 우리당이 직견탄을 날리고, 이에 대해 심재철 위원장이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반박하는 등 '심재철 논란'이 정가를 달구고 있다.
***심재철 "이철우, 간첩이 보여주는 행동 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심재철 위원장이 '간첩 공세'에 가세하면서 비롯됐다.
1980년 서울대학생회장을 맡다가 전두환 군부쿠데타 당시 체포돼 보안사 등에서 수십일간 심한 고문을 당했던 심 위원장은 이날 이 의원의 판결문을 거론하며 "민해전이 일반적인 가입단체라면 입단식, 입회식이라고 해야 하지만 판결문에는 일관되게 입당식이라고 나와 있다'면서 "정당에 들어갈 때만 입당식이라고 표현한다. 단체에 들어갈 때 입당이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이 입당을 했을 때 그리고 본인이 두사람을 포섭해서 친구 집에서 입당식을 할 때 조선노동당기를 걸어놓았다"면서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걸어놓은 것은 둘째치고 인공기가 아닌 조선노동당기를 걸어놓은 것이 이것이 입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장은 이어 "이철우 피고의 조직보위를 보면 간첩이 보여주는 행동이 나온다"며 "'사람을 만날 때는 한 시간 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확인하라,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목적지 도달할 때까지 두세차례 차를 갈아타라, 개인수첩에는 조직관련 사항을 적지 마라, 조직원을 부를 때 동지 대신 대리라고 부른다, 비밀번호를 부여받는다, 가명으로 활동한다, 조선노동당기를 반찬통에 넣어서 헛간이나 땅밑에 숨겨 놓는다' 등 이런 행동들이 간첩이 하는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심 위원장은 "자기는 단순한 이념서적의 목록을 만들었을 뿐, 간첩이 아니라는 주장하는데 이런 활동들을 보면 간첩 활동에 다름이 아니다"면서 "단지 포섭된 지 불과 석달만에 적발이 됐고, 무전 치고 색안경 쓰는 등 TV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간첩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는 간첩이 아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본인 판결문을 보면 모든 것이 명백히 드러나 있다"고 공격했다.
***우리당 "심재철은 유다" 직격탄**
이같은 심 위원장 발언이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즉각 그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김현미 우리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심 의원만은 (이철우 의원에 대한)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된다"면서 "심 의원은 가련하고 슬픈 '가롯 유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변인은 "심 의원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검찰 쪽 증인으로 나와 (군부의) 내란음모 (시나리오)를 완결시켜줬던 증인"이라며 "당시 심 의원이 어떻게 처신했는지 아는 수많은 인사들이 두 눈을 뜨고 살아 있는데, 어떻게 자신의 과거 경험을 빌려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판결문을 근거로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심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명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지금도 진실이라는 말이냐"면서 "고문을 받아서 한 진술이 진실이라고 한다면, 민주화운동보상심의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상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나는 검찰증인 아니었다" 반발**
심 위원장은 이처럼 우리당을 자신을 예수를 팔어먹은 '유다'에 비유하며 공세를 편 데 대해 13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본인 역시 피고인이었다"면서 "내가 검찰 증인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히며 강력반발했다.
그는 "이는 같은 울타리이면 동지이고 아니면 모두 적으로 모는 이분법적 태도"라며, 자신을 유다라고 비유한 것과 관련, "한명의 자당 의원을 지키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하면 종교까지 이용해 스스로 예수를 팔아먹는 행태가 아니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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