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간의 강경한 북핵 해결 방안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고농축우라늄 제조를 시인하지 않더라도 우라늄 농축을 확인하고 계획포기만 약속하더라도 이를 ‘완전한 핵포기’ 의사표시로 간주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美 북핵 강경 입장서 유연한 자세로 전환**
교도(共同)와 로이터 통신 등은 11일 북-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논쟁적인 이슈가운데 하나인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채택한 자세는 북한이 핵무기 제조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에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만 인정하더라도 이를 ‘완전한 핵포기’ 의사로 간주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한 전문가도 이와 관련 "미국은 그동안 협상의 첫 단계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우라늄 농축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더이상 그들이 무기를 위해 그것을 사용하려 했다고 고백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선결과제로 요구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북한이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와의 비공식 대화에서 핵무기로 전용가능한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일관되게 부인해오던 기존 자세와 달리 ‘농축활동’을 딱부러지게 부인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하자 이러한 미묘한 변화를 포착, 이러한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평화적 이용’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농축’으로 장애를 낮춤으로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체제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문제해결을 추구하려는 전략”을 추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즉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를 표명하기 쉽도록 우라늄 계획의 ‘해석’에 여유를 부여하는 의도의 일환이라는 부연 설명이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최근 미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의혹에 대해 고농축(HEU)이라는 개념대신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EUP)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北, 미측 제안에 부정적 반응**
한편 “미측은 이러한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고 유연성의 징후가 있으나 북한은 이러한 징후들을 그렇게 해석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미국의 한 정부 관리를 인용,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관리는 “북한은 부정적으로 반응했고 ‘그것은 단지 말일 뿐이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의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 특사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뉴욕에서 북한의 한성렬 유엔주재 대표부 차석 대사와 양자 접촉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북한도 차기 6자회담 참여 시기를 조율하면서도 6자회담의 유용성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미국의 의사표시가 추후 회담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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