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뒤늦게 "초콜릿, 젤리 등에 발암색소 사용 말라"

환경단체 지적 때는 "문제없다" 변명, 기업들도 자체 '사용금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초콜릿, 젤리, 사탕류 등에 널리 쓰이는 식용 색소에 대해서 사용 금지를 권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애초 식약청은 지난 10월 환경단체가 발암 물질로 미국에서는 1970년대 금지된 '적색2호'가 여전히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을 때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식약청 뒤늦게 "발암물질 사용 금지 권고"**

서울환경연합은 8일 "적색2호와 황색4호에 대한 독성 및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계속되면서 식약청이 적색2호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고, 지난 2일 지방자치단체와 식약청 지방청 및 제조업체에 공문을 보내 적색2호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지난 10월 서울환경연합이 최초 문제제기를 했을 때는 안전성에 대해서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식약청은 "미국이 1970년대에 사용을 금지했지만 유럽, 일본 등에서는 계속 쓰이고 있으며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사용을 승인한 색소"라며 "미국에서 금지했다고 무조건 따라서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울환경연합은 "식약청 공인실험기관인 모 연구소에 어린이 기호식품 27개 제품에 대한 검사를 의뢰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적색2호가 검출됐다"며 "적색2호는 미국에서는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1976년에 사용이 금지된 첨가물"이라고 주장했었다. 적색2호는 식품 첨가물로 널리 쓰이는 타르계 색소로 발암 위험, 알레르기 및 천식 유발 등의 부작용이 지적돼 그 유해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됐었다.

***해당 제조업체들도 '적색2호' 자체 금지 후 대체물질로 전환**

한편 식약청의 사용 금지 권고에 앞서 아마 기업들은 적색2호 사용을 중단하고 대체 물질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고무적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적색2호의 안전성이 논란이 되면서 제조업체에서 소비자의 식품 안전 확보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적색2호 사용을 중단할 의지를 밝혔다"며 "적색2호의 경우 대체 물질이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다른 색소로 대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9일 "인체에 위해한지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식품의 경우 식약청장이 그 위해성을 신속히 평가하고, 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제조나 유통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며 "외국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 제품에 대해서도 수입 자체를 신속히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그동안 사후약방문 대처로 일관해온 식약청이 이번 적색2호에 대해서 사용 금지 권고 등의 움직임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라며 "식품위생법 개정안의 내용처럼 사전예방 원칙에 입각해 식생활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