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부시 2기 내각 유임이 확정됐다. '비둘기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사임과 대조적으로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럼즈펠드가 유임됨으로써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은 보다 강경노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오콘' 럼즈펠드 유임 확정**
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미국언론은 일제히 익명을 요구한 고위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럼즈펠드 장관에게 내각에 남아있길 지난달 29일 요청했으며 럼즈펠드는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리는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의 동의 의사 표시에 기뻐했다"면서 "우리는 지금 테러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등 실질적인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으며 이 시점에 럼즈펠드 장관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럼즈펠드는 부시 2기 내각에 남게 되는 몇 안되는 각료중 하나가 됐다. 이날 토미 톰슨 보건 장관이 사임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15명의 각료 중 이미 절반 이상이 교체됐으며 이후에 더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2세인 럼즈펠드의 유임이 확정됨으로써 그는 현 내각에서 최고령 장관으로 기록되게 됐다. 럼즈펠드는 최초로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70년대 포드 행정부 시절에는 최연소 장관으로 등극, 그는 최연소와 최고령이라는 두가지 기록을 동시에 갖는 첫 인물이 됐다.
***주한미군 철수 등 예정대로 추진될듯**
럼즈펠드의 유임에는 포드 행정부 시절 손발을 맞춰오며 오랜 기간동안 그의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한 딕 체니 부통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전쟁광'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럼즈펠드는 재임기간동안 이라크전 정당성, 아부 그라이브 학대, 늘어나고 있는 미군 사망자 등으로 강한 사임압박에 시달려 왔다. 일부에서는 충분한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지 않아 이라크에서 미국이 수렁에 빠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럼즈펠드 유임이 확정됨으로써 기존의 주요 대외정책들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그는 우선 내년 1월 이라크 총선 실시를 위해 보다 강력한 이라크 정지 작업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그가 역점을 두고 있는 해외주둔재배치(GPR) 계획 등 전세계적 규모의 미군 재편도 그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도 이미 확정된 2008년까지의 주한미군 1만2천5백명 감축이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며, 내년부터는 바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미측과 협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라이스-럼즈펠드-해들리 강경 외교안보진영 구축**
한편 이번 럼즈펠드 유임으로 부시 2기 내각의 외교국방안보라인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럼즈펠드 국방장관-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 재임 이후 외교 스타일의 변화가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들 세 명은 모두 강경파에 속하는 인물들이고, 특히 럼즈펠드는 네오콘(신보수주의)의 대표격인 인물이어서 미 외교국방정책이 강경노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돼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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