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에게는 11월은 더없이 행복한 달이었으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게는 잔인한 달이었다. 이달 들어 29일(현지시간)까지 사망한 미군 사망자수는 최소 1백33명으로, 최악으로 기록된 지난 4월의 1백35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통제로 사상자 숫자조차 공개 안되고 있는 이라크 민중에게는 미군보다 몇배나 더없이 잔혹한 달이었을 게 틀림없다.
***이라크 미군 11월 사망자수 최소 1백33명, 지난 4월 1백35명 육박**
AP 통신은 이날 “이달 들어 29일까지 숨진 이라크주둔 미군 수는 최소 1백33명에 달해 최악으로 기록돼 있는 지난 4월의 1백35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미 국방부의 사망자수 공식 집계는 1천2백51명으로 11월 첫째날의 1천1백21명에 비해 1백30명이 늘어 AP 통신 집계와 차이가 났으나 통신은 “국방부 집계에는 최근 발생한 바그다드 도로매설폭탄으로 인해 사망한 미군 2명과 차량폭탄으로 사망한 미군 1명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1백33명을 확인했다.
통신은 이어 “국방부 집계에 지난 28일 바그다드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폭탄공격으로 미군 2명이 사망한 사실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해 1백33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달 들어 미군 사망자수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팔루자 전투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미군은 팔루자 2차 대공세를 퍼부으며 일주일만에 함락했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시가전은 지속되고 있고 오히려 저항세력의 공격은 모술 및 라마디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 이라크 현지조사단이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현지실태조사를 위해 29일 이라크로 출국, 이라크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판단 근거를 가지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에서는 현재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동의안을 둘러싸고 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알카에다 2인자, “미 대중동정책 안바뀌는한 계속 공격”**
한편 이날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내보낸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미국이 대중동정책을 변경할 때까지 게속해서 공격할 것”이라면서 “이슬람인들을 대우하는 미국의 태도를 참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2일 미 대선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번 테이프에서 알자와히리는 “미국인들이 공화당을 찍건 민주당을 찍건 상관없다”면서 “두 후보는 모두 87년 이상 팔레스타인에 대한 범죄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만족시키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냉소했다.
그는 이어 “부시든 케리든, 아니면 악마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투표해라”면서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침략자로부터 우리의 땅을 정화할 수 있는지, 우리를 공격하고 부를 훔쳐가며 거룩함을 더럽히는 사람들에 저항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그다드 함락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언급, 이라크 이외 다른 아랍국들도 함락될 수 있다며 아랍국가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총선 연기 둘러싸고 수니-시아 종족 갈등 우려**
이에 따라 내년 1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의 실시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치안과 안정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이 실시되면 반쪽짜리 총선밖에 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이와 관련 또 수니파와 쿠르드계는 총선 연기를 주장하는 반면 시아파는 총선 강행을 주장하고 있어 종족간 분쟁 및 국론 분열 심화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 17개 주요 정당이 공개적으로 선거를 6개월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이 정당에는 수니파 정당 이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등 쿠르드 양대 단체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이들은 과도통치위원회 위원과 외무장관 등을 지낸 유력정치인 아드난 파차치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선거는 과도헌법과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사항이라며 이들 요구를 즉각 거부하고 예정대로 선거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한 시아파 42개 정당과 투르크멘 정당들도 선거연기요구에 반대하고 나서 시아파-수니파간 갈등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알라위 총리를 전폭 지지하고 있는 미국도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져야 한다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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