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 망언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교과서를 담당하고 있는 문부과학상이 27일 “역사책에 위안부 표현 감소는 잘된 일”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차기 총리로도 거론되는 한 정치인은 “다음 총리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해야 한다”고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문부과학성은 현재 2006년도 교과서 검정을 진행중이라 이같은 주장이 검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국내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日문부상, “위안부표현 감소 잘된 일” **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야마 나리아키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날 오이타현 벳푸시에서 가진 한 간담회에서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해 “‘종군위안부’나 ‘강제 연행’이라는 등의 표현이 줄어든 것은 정말로 잘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나리아키 문부상은 “일본 역사교과서는 지극히 자학적이어서 ‘일본만 나쁜 일을 해왔다’는 식이다”며 “이것은 어떻게든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느 나라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는 있다. 나빴던 것은 반성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모두 나빴다는 자학사관에 입각한 교육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앞으로 후손들에게 자신의 민족과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살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지나쳤다고 생각한 듯 “문부상이 되기 전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면서 “이제 문부상이 되었으니 중립적으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문부성, 교과서 검정 담당 부처. 역사교과서 검정에 악영향 우려**
그러나 일본 교과서 검정을 책임지고 있는 문부성의 수장이 이같이 노골적으로 역사교과서 내용에 대한 극우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강한 비판을 받아온 일본 역사 교과서의 검정 과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나카야마 문부상은 역사교과서에 강제연행, 종군위안부 등의 ‘자학적’인 표현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자민당내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강조하며 스스로 밝히기도 해 일본 역사교과서의 우경화는 더욱 강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부성은 2006년도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신청을 각 출판사로부터 받아 검정작업을 진행중이다. 문부성은 2001년에 이미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든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바 있다. 새역모 교과서에는 한일합병을 합법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난징 학살이나 강제 연행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 일본 침략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 “차기 총리 계속 야스쿠니 참배해야”**
이와 함께 이날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도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다음 지도자도, 그 다음 지도자도 고이즈미 총리의 뜻을 이어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파문을 낳고 있다.
아베 간사장 대리의 이같은 발언은 후임 총리들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해야 한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국가를 위해 숨진 영령들에게 존경의 뜻을 바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부정하면 근본이 무너져 기업도 성립할 수 없다”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매출액과 늘리는 것과 바꿔서는 안된다”고 주장, 중국의 반발을 우려, 신사참배를 중지해야 한다는 일본 경제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아베 간사장 대리는 차기 일본 총리 1순위 후보군에 속하는 인물로 대북강경파인 그는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방위청 장관 등과 함께 ‘일본 정부내 네오콘’으로 불리는 인사다. 그는 지난 21일에는 “북한 정권 교체가 일어날 경우 일본은 어떻게 해야할지 가상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아베 간사장 대리의 이날 발언은 최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하고 나선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으로 비쳐지고 있어 중국의 반응도 주목된다. 후 주석은 최근 칠레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직접 거론하며 참배하지 말 것을 요구, 일본 내에서 총리 신사 참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었다. 한편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도 후 주석의 요구에 대해 28일 “내정간섭”이라고 비판, 신조 간사장 대리를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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