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남한강 일대에서 4대강 사업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 범대위)'는 준설 작업이 진행 중인 남한강 3공구 내양지구 가물막이 내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현장과 더불어, 건설 업체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폐사 현장을 흙으로 덮어놓은 흔적을 확인했다.
물고기들의 떼죽음은 하루 전인 21일 오후 내양리 지역 주민의 제보로 확인됐으며, 4대강 범대위 활동가들이 22일 오전 9시경 현장을 방문했을 때 폐사 현장은 흙으로 덮여있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은 "30분 전 건설 업체 관계자들이 폐사지를 흙으로 덮고 갔다"고 증언했다고 4대강 범대위는 전했다.
▲ 남한강 준설 현장서 집단 폐사한 물고기. ⓒ4대강범대위 |
▲ 지역 주민들이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고 있다. ⓒ4대강범대위 |
▲ 주민들이 웅덩이에 살아 있는 일부 물고기들을 건져내고 있다. 뒷편으로 준설 공사를 위한 중장비 기계의 모습이 보인다. ⓒ4대강범대위 |
죽은 물고기떼가 흙으로 덮힌 현장과 50미터 떨어진 웅덩이에서도 물고기 수백 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4대강 범대위 관계자는 "현장에서 본 것만 1000여 마리에 이르렀으며, 주민의 증언으로는 어젯밤에는 훨씬 더 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내양리 일대의 준설 작업으로 가물막이 둑을 만들어, 물길이 막힌 물고기가 흙탕물 때문에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준설로 인한 탁수는 물고기의 아가미에 이물질을 부착시켜 어류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날 4대강 범대위는 "산란기인 현재 시점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라는 참혹한 사태가 발생했지만, 3공구의 시공업체는 죽은 물고기를 수거해 폐사 조치를 했을 뿐 하천 준설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폐사된 물고기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구의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폐사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공사 시행사인 대림산업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죽은 물고기들이 흉해서 임시로 가매장한 것"이라며 "곧 야적장으로 옮겨 수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준설 탁수로 인해 물고기가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에 대해서는 "준설 탁수로 인한 폐사가 아니며, 물을 양수기로 퍼내다보니 수량이 줄어들어 죽은 물고기가 드러난 것일 뿐"이라며 "남아있는 물고기들에 대해서는 공사 구역 밖으로 방생하는 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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