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상암동에 박정희 기념관 대신 어린이 도서관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상암동에 박정희 기념관 대신 어린이 도서관을"

민노당-시민사회단체 제안에 서울시 "계획 없다"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박정희 기념관에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는 일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그러나 시 차원의 어린이 도서관 건립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박정희 기념관 터에 어린이 도서관을 짓자"**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본부', 박정희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22일 오후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서울 상암동 소재 박정희 기념관 터에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는 일을 추진하기 위한 '박정희 기념관 터 어린이 도서관 건립 운동본부(준)'를 발족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6백50평 규모의 박정희 기념관 터에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할 것을 서울시에 촉구한다"며 "박정희 기념관의 건립이 암울했던 과거를 기념하는 것이라면, 어린이 도서관의 건립은 미래를 희망으로 열어가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정희 기념관 터에 지어질 어린이 도서관은 도서관 기능 외에도 장난감 도서관과 어린이 미술관, 영화관 등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겸비된 어린이들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노동당 심재옥 서울시의원을 통한 청원 운동과 이명박 시장에 대한 면담, 서울시민과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하는 대대적인 건립 운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암울했던 과거를 기념하기보다,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현재 서울시 소유지인 상암동 박정희 기념관 터는 기초 공사만 진행된 채 2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다. 박정희 기념관 사업회가 추진해오던 박정희 기념관 건립은 국민 모금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 10월31일부로 사업이 종료됐다.

애초 박정희 기념관은 국민모금 5백억원을 조성하는 것을 전제로 정부의 2백억원 국고 지원을 더해 2003년 2월28일까지 기념관을 완료키로 했다. 행정자치부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 기한을 연장했지만, 현재 모금액은 재벌들이 낸 90억원을 포함해 겨우 1백8억원에 불과해 국민모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이미 지난 10일 허성관 행자부 장관은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투입된 사업비의 회수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박정희 기념관 건립이 무산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6백50평에 달하는 상암동 박정희 기념관 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용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과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본부' 등의 어린이 도서관 건립 제안은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열악한 도서관 사정을 감안하면 민주노동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은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도서관 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서울은 더욱더 심해 인구 12만명당 공공도서관이 불과 한 곳에 불과하다. 특히 어린이 도서관은 언급하기조차 민망한 상황이다.

서울의 어린이 도서관은 1979년 개장한 사직동의 시립 어린이 도서관과 2003년과 2004년 개장한 노원구, 구로구의 구립 어린이 도서관이 전부다. 그나마 유일한 시립 어린이 도서관인 사직동의 경우는 과거 시립병원을 개조한 것이어서 제대로 된 어린이 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다.

서울시보다 그 인구가 적은 프랑스 파리의 경우 현재 13개의 어린이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인근의 경기도는 더 비교된다. 경기도는 최근 2006년까지 17곳의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1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도록 한 도립 어린이 도서관과 별개로 시·군에서 어린이 도서관 설치 요청이 들어오면 따로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제대로 된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 데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도 아니다. 2003년 개관한 노원구 어린이 도서관의 경우 지하1층, 지상2층의 연면적 1천2백47평을 짓는데 들어간 총공사비는 27억에 불과했다.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본부'가 추진중인 '기적의 도서관'의 경우 최고의 시설을 마련하는데 평균 30억~50억(연면적 2백평당 10억)이 들었다. 박정희 기념관 터에 어린이 도서관을 지을 경우 대지가 확보돼 있기 때문에 애초 박정희 기념관 건립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최고 시설의 도서관을 서울시 어린이에게 선물할 수 있다.

***서울시 "계획 없다" 답변만**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일반 도서관을 늘리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어린이 도서관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1백억원으로는 구 차원에서 설립하는 것을 지원하거나, 동사무소 등의 어린이 문고 등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상암동 어린이 도서관 건설 제안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안찬수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어린이 도서관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창조적인 성장 환경을 제공하고, 여러 가지 불우한 조건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기회의 평등을 확대하는 지극히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이라며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책을 사 줄 수 있는 가정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육아의 책임과 경비를 분담해주는 사회적 육아 지원 기구이기도 하다"고 어린이 도서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어린이 도서관은 '도서관'을 넘어 공연 시설, 미술관, 박물관의 기능이 결합된 공간이어야 한다"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어린이 문고 확충만으로는 어린이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능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상 서울시당 정경섭 지방자치위원장도 "상암동에 어린이 도서관이 지어진다면 하나의 모델로서 역할을 해 앞으로 제2, 제3의 어린이 도서관에 서울 각지에 지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장의 전향적인 답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