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5거래일 연속 폭락하면서 순식간에 1천6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전날보다 16원 하락, 1천65.40원으로 마감**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00원 떨어진 1천65.40원에 거래를 마감됐다. 이날 환율 종가는 1997년 11월21일의 1천56.00원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루 낙폭 16.00원은 지난해 9월22일의 16.80원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40원이 급락한 1천78.00원으로 개장, 곧바로 1천80원선이 깨졌으며 오전 10시40분께 1천70원마저 붕괴될 만큼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게다가 장 마감 매도 물량이 더 많이 쏟아지면서 1천63.80원까지 하락, 1천60원선마저 위협을 받았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천1백원이 붕괴된 이후 불과 나흘만에 40원 가까이 폭락을 거듭했다. 5거래일간 하락폭은 46.70원에 달했고, 하락세가 본격화된 지난달 19일 1천1백44.80원 이후 한달간 낙폭은 79.40원을 기록했다. 연초에 비해서는 1백29.60원이나 떨어졌다.
***이헌재 구두경고 철저히 외면당해**
이날 오전 이헌재 부총리가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필요할 경우 행동할 것" 이라고 한 구두개입 발언도 외환시장은 철저히 무시했다.
이와 관련,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이 전날 "환율에 시장외적인 가치를 부여하려는 노력은 소용이 없으며 기껏해야 불안요인만 될 뿐"면서 달러 하락세를 용인하는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뉴욕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1.304달러로 치솟고, 엔화가 1백4.06엔까지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백3엔선까지 폭락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하며, 이같은 전세계적 '달러 쇼크'하에 우리 정부의 개입발언은 시장의 철저한 외면을 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약달러 용인 정책 기조가 확인되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당국도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선진국간 달러 약세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이헌재 부총리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수출대금 환전물량들을 서둘러 매도하고 투기적 세력들도 손절매물을 쏟아내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엔.달러 환율은 오후 4시 현재 전날보다 0.29엔 하락한 1백3.69엔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1천50원선 정도에서 급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이 엔.달러 환율이 99엔까지 가리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더욱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환율 1차방어선을 달러당 1천50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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