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 등 국내 황산화물의 20%가 중국에서 발생해 이동해 온 것이라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공식 연구 결과가 발표돼,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ㆍ중ㆍ일, "한국 황산화물 20% 중국발 오염물질"**
국립환경연구원은 17일 지난달 28~30일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린 제7차 '한ㆍ중ㆍ일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에 관한 전문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3국 공동 연구 결론에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개별 연구자 차원의 발표는 있었지만, 3국이 인정하는 공식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황산화물을 제외한 오염물질은 3국이 연구 결론에 합의하지 못했거나 조사가 미진해 발표에서 제외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99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기에서 1년 동안 땅으로 떨어지는 전체 황산화물 4만5천t의 20% 수준인 9만4천t이 중국에서 이동돼 온 것으로 파악됐다. 15t 대형 덤프 트럭 6천2백대 분량이다. 황산화물은 석유나 석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많이 나오는 오염물질로 대기 중에서 황산으로 변해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한ㆍ중ㆍ일이 1999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공동 연구 사업(LTP)에 본격 착수한 지 15년 만에 얻은 첫 결실"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한ㆍ중ㆍ일은 국립환경연구원에 공동 연구를 위한 사무국을 설치하고, 제주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등 한국 4곳을 비롯해, 중국 다롄(大連), 일본 오키 등 총 8개 지점과 한국 서해안 상공에서 황산화물, 이산화질소, 오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 5개 항목을 측정했다.
***"중국도 언론 발표 동의,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 감축 협정 등 필요해"**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 박순웅 교수(지구환경과학부) 연구진이 지난 8월 발표한 연구 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
당시 박순웅 교수팀은 '한국 생태계의 장거리 이동 및 국내 배출 오염 물질의 산성 성분 부하량'이라는 논문에서 "1994~1998년 한국의 대기오염 물질을 조사한 결과 이산화황은 연평균 40%, 질소산화물은 49%가 중국발로 분석됐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다.
이런 차이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 측은 "두 연구 모두 특정 지역을 모델로 삼은 조사에 근거한 추정"이라며 "특히 박 교수팀은 모델링 위주의 계산으로 32만여t으로 국내 전체 황산화물 침적량 값을 잡았지만, 국립환경연구원은 국내 실측치 위주의 계산으로 침적량 값을 46만여t으로 잡은 데서 차이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그 동안 대기오염 물질의 월경 문제 대응에 미온적이었던 중국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언론 발표에 동의했다"며 "앞으로 중국이 대기오염을 줄이도록 하는 협정 등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1998년에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최고에 달했다 다소 줄었으나, 최근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화력발전 결과 황산화물 배출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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