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마침내 외환위기 최저치를 경신하며 7년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0원 떨어진 1천1백3.60 원에 마감됐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인 2000년 9월4일의 1천1천4.40원보다 0. 80원 낮고 1997년 11월24일 1천85.00원이후 7년만의 최저 기록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70원 오른 1천1백6.00원으로 출발한 뒤 외환당국의 개입 움직임에 따라 한 때 1천1백6.30원까지 올랐으나 달러 매물이 쏟아지면서 1시간여만에 하락세로 반전된 이후 1천10 3.50원까지 떨어진 뒤 오후장에서는 등락을 거듭했다.
대부분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외환시장은 그나마 정부 개입으로 환율 하락폭은 크지 않았으나, 미국 부시정부의 '약한 달러' 정책으로 하락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정부도 미국의 정책으로 볼 때 무리한 환율 방어를 자제하는 입장이어서 환율 하락세가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화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기업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으나, 그동안 정유사나 항공사 등 수입기업들과 외국에 자녀를 보낸 '기러기 아빠' 등은 반색을 하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1조달러에 육박하는 미국의 천문학적 무역적자-재정적자 등 쌍둥이적자를 볼 때 '약한 달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수출기업들이 더이상 가격경쟁력에 의존하지 말고 기술-제품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로 현국면을 돌파해 나가야 할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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