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백악관과 미 의회 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팀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펜스 부통령 부부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21일(현지시간) 음성 판정이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4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었다.
또 하원에서 21일 마리오 디아스-벌라트(공화) 의원과 벤 맥애덤스(민주) 의원이 코로나 양성 판정이 나온데 이어, 상원에서 랜드 폴(공화) 의원이 2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상원의 밋 롬니(공화) 의원도 22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처럼 미 의회 내에서 의원들조차도 코로나19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가 늘어가자 법안 처리를 위한 투표를 원격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자투표, 화상회의 등 의회 내에 의원들이 모이지 않고도 회의와 투표가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지사들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트럼프 "남탓 말라"고 버티다 주방위군 동원 승인
한편, 22일 오후 8시(현지시간) 현재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2580명, 사망자는 415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대항마'로 떠오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2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와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희생자가 더 나올 것"이라면서 의료물자 부족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주 정부가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의료물자의 공급과 구매를 당분간 국유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거친 서부' 시대처럼 코로나19 보호장비를 구하느라 지방정부끼리 서로 경쟁하고 있다며 "경쟁 때문에 개인 보호장비를 사는데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연방정부의 개입을 요청했다.
빌 더불라지오 뉴욕시장도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 동원 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지방정부 수장들의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를 공유한 프리츠커 주지사와 다른 소수의 주지사 그룹은 자신을 결점을 연방정부의 탓으로 돌려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불과 몇시간 뒤인 2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워싱턴주 등지에 주 방위군 동원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주에도 방위군 동원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상기 3개 주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코로나 사태에도 거짓말...생방송 중단해야"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부터 매일 백악관 코로나19 TF 브리핑에 참석해 때로는 한시간도 훌쩍 넘긴 시간 동안 기자회견을 하는 것과 관련해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대통령이 설익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뿐아니라 안 그래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일이 넘쳐나는 보건당국이 대통령 발언 뒷수습해야 하는 업무까지 떠맡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할 것이라는 발언과 구글이 코로나19 치료와 관리를 돕기 위한 웹사이트를 매우 빠르게 배포할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두 가지 모두 대통령이 대국민 브리핑에서 발표할만큼 일이 진행된 사안이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트럼프의 위험하고 파괴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브리핑을 생중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브리핑을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하지 못하게 된 선거 유세 대체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과 대공항을 겪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에 견주어 자신을 격변의 시기 나라를 용감하게 이끄는 전시 대통령, 즉 '21세기판 프랭클린 루스벨트'로 묘사하려고 한다며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정치적 목적'의 브리핑을 생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발언의 진위에 대해 취재해 보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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