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부시정부 2기 외교안보관련 내각구성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체적으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우려를 낳고 있다.
***'비둘기파' 파월 국무 물러날 듯**
우선 가장 큰 변화는 국무부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내에서 비둘기파를 대표하며 매파를 견제해왔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파월 장관은 간혹 부시와도 ‘코드’가 다르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왔고 특히 권력 이너서클 내부에서의 주요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무장관이라는 자리에 걸맞지 않게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그의 높은 인기와 국제사회에서 일방주의로 비난받는 미국 대외정책을 보완해줄 최적임자임을 감안, 부시 대통령이 놓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유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가 교체된다면 후임으로는 존 댄포스 유엔 대사가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는 불과 몇 달 전에 현 유엔대사직에 임명됐지만 국무장관직에는 단골로 오르내리는 보수적 성향의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체적으로 이라크전으로 국제적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중도노선을 견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도 거명되고 있으나 아미티지 부장관은 파월 장관과 동반 퇴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와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둘다 북핵 등 한반도정책에 관한 한, '울트라 매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월 후임으로 라이스, 라이스 후임으로 울포위츠 식의 3각 변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이밖에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 등도 거론된다.
***럼즈펠드 국방 교체 여부도 관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유임 여부도 관심거리다. 그는 국제적으로 강한 비판에 직면했던 이라크전을 주도했던 대표적 매파다. 현재로서 퇴임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게 외신들의 전언이다. 아부 그라이브 성학대 파문 당시 부시 대통령이 보여준 신임과 해외미군재배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임 가능성도 제기되나, 퇴진설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가디언>지는 그의 퇴임설과 관련 "이라크에 충분한 병력을 보내지 않아서 보수층에서도 비난받고 있는 처지"라고 분석했다.
교체된다면 라이스 국가안보보보좌관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라이스는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거론되고 있으나 이라크 침공 당시에 부시를 잘못 인도했고 대규모 관료조직을 관리해본 적이 없다는 점 때문에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도 거론된다.
그러나 라이스 보좌관은 개인적으로 현직에서 물러나 대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도 있다. 언론에서는 이를 '레토릭'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나, 귀추가 주목된다. 그녀가 물러난다면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는 또다른 네오콘 스티븐 해드리 안보부보좌관이 승진할 가능성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채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네오콘 대부 체니 부통령 영향력 유지여부도 주목**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이 앞으로도 유지될지도 주목거리다. 체니 부통령은 건강상 문제나 핼리버튼사와의 의혹 관계로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미국 역대 부통령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한 부통령이라는 평까지 들었던 대표적인 ‘네오콘’ 인사다.
그는 특히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문제와 대테러전쟁, 핵문제 및 대량살상무기 대응과 관련 국내외적으로 강한 비판을 받아올 때 그 배경으로 지목돼온 인물이다. 특히 동맹국 등 국제적 협력을 무시한 일방주의, 선제공격론은 세계적으로 반미감정을 확산시키고 힘을 앞세운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그 뒤에는 항상 네오콘이 자리잡아 왔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체니 부통령의 루이스 리비 외교안보보좌관 등이 중용될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CIA, 법무부, 국토안보부 교체도 거론**
포터 고스 CIA 국장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중앙정보국은 보다 권한이 강화된 국가정보국(NIA)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많아 고스 국장이 NIA 국장이 될 지는 불확실하다. 부시 대통령은 NIA 국장에는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스 국장이 NIA로 가게되면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나 총무예산국 조슈아 볼튼 국장이 자리를 이어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장관도 물러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골수 당원들은 그의 유임을 바라고 있으나 강경 보수 정책으로 민주당으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고 있다. 애쉬크포프트 장관이 경질된다면 그 자리에는 공화당원으로 전 법무차관인 래리 톰슨이 유력하다. 흑인인 그는 당파성이 약한데다 최초 흑인 법무장관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이나 루돌프 줄리아니 전뉴욕 시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국토안보부장관직에도 거론되고 있다. 리지 국토안보부장관은 국무부장관직이나 법무부장관직 등 다양한 자리에 이름이 거명되고 있지만 행정부를 떠나 민간부문으로 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시 2기 기간동안에는 정부관리 이외에 미국 연방 대법관의 교체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는 80세라는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교체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가 교체된다면 산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이 대법원장으로 올라가 최초의 여성 대법원장이 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은퇴도 고려중이라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어 대법관이 공석이 된다면 부시는 최초로 히스패닉계 대법관을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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