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허울뿐인 '선거연합', 녹색당은 여기서 중단한다"고 독자적인 총선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녹색당은 총투표 이후 3일 간 벌어진 모든 선거연합 논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주도하는 허울뿐인 선거연합이라 판단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마저 무색하게 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녹색당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당원 총 투표를 진행해 찬성 74.06%, 반대 25.94% 결과 끝에 선거연합 정당에 참여했다. 하지만 녹색당의 참여 결정 이후 민주당은 녹색당과 미래당이 플랫폼으로 선택한 '정치개혁연합'을 배제한 채 친문 색채가 짙은 '시민을 위하여'를 선택했다.
녹색당은 "(윤 사무총장이)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의 성소수자 정체성을 지적하며, 후보자 명부에 대해서도 주도권을 행사하려 했다"며 "기득권 정치의 전형적 방식과 폭압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폐쇄적이고 일방적으로 연합정당을 채택하고, 독단적으로 소수 정당을 모집하며 전체 논의를 주도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처음 촉발된 선거연합 논의를 한낱 정치공학적 수싸움으로 전락시킨 더불어민주당에게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처럼 녹색당이 뒤늦게 독자적인 총선 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내상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녹색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신지예 젠더폴리틱스 연구소장은 이날 "더 이상 녹색당과 함께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녹색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녹색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 씨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위성정당 참여 명단에 녹색당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보며 가슴이 무너져내렸다"며 "기득권이 된 엘리트 남성 정치인들이 배지를 나눠가지려는 선거연합 파동은 한국정치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위성정당 논란으로 우리는 한국 정치의 밑바닥을 다시 확인했을 뿐"이라며 "저는 과거의 문법에 얽매인 정당에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 양당 체제를 넘어 제3지대의 문을 열고자 한다"고 했다.
신 씨는 "숨막히는 낡은 담론들, 권위주의적인 꼰대정치 속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때다. 낡고 편협한 386 세대의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 주체가 등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는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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