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이 중국에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의 준행정조직으로 사실상 전국 노조 역할을 하고 있는 전국총공회가 삼성 등 외자기업 6개사를 공회(노조) 설립을 거부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목, 노조 설립을 계속 거부할 경우 소송을 불사할 뜻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中전국총공회, “삼성 등, 노조설립 허용하라”**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중화전국총공회측은 삼성을 비롯, 월마트, 코닥, 델컴퓨터, 맥도날드, KFC 등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을 공회 설립 방해기업으로 지목하고 “계속 거부할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중화전국총공회측 기층조직 부부장인 양홍린(楊洪林)은 “총공회측은 각급지방정부와 외자기업 고용원들과 함께 공회를 설립하지 않는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라며 “공회 설립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장차 소송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총공회측이 외자기업과 중국 민영기업의 공회 설립 방해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를 착수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다국적기업의 공회 불허에 대한 강한 압박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인 청스웨이(成思危)도 최근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노동자의 공회 참가와 공회를 조직할 수 있는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며 “어떠한 기업이나 개인도 무슨 이유던지 간에 이러한 권리를 막도록 허용돼선 안된다”고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었다.
중국의 공회법(노조법)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는 공회 가입의 자유가 있으며 3분의 2이상의 직원이 요구하면 기업은 공회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총공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40만개의 외국기업 중 20%, 중국의 2백만개 민영기업 중 40%만 공회를 구성하고 있다.
삼성 그룹은 현재 텐진에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 SDI 등 8개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해 있다.
*** "월마트, 코닥 등이 1차 목표"**
전국총공회가 전국인대 법집행검사조와 함께 실시한 1차 실태조사에서는 미국의 대형할인업체인 월마트가 주요 목표로 대두된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는 중국 18개 주요 도시에 37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1만9천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월마트는 노조 설립을 허용한 전례가 없다"며 공회 조직 설립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코닥도 공회 활동 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코닥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 공회 설립을 저지하는 한편 직원들의 공회 참석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경영보>에 따르면 코닥의 중국 수석대표는 “코닥은 원래부터 공회 설립 의사와 행동을 반대하지 않고 모든 법률적 권리에 따라 설립하는 것을 존중한다”며 “공회법에 따라 공회를 설립하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이지 회사의 권리가 아니다”며 허용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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