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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으로 나눔과 위로의 맛을

[고은정, 김형찬의 힘내라! 한국의 봄! ⑦] 나눔과 위로의 한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연하다 여겼던 일상이 깨지고 있다. 슈퍼 히어로가 나타나도 단번에 해결할 수 없을 이 문제의 해답은 평범한 우리 삶을 지켜가는 데 있을 것이다. 할 일과 지켜야 할 것에 충실하면서 일상이 더 무너지지 않도록 돌볼 필요가 있다. 약선음식전문가 고은정 우리장학교 대표와 <프레시안>에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을 연재 중인 김형찬 한의사가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균형을 잃기 쉬운 시기 극복을 위해, 조용히 다가와 버린 봄에 맞는 제철음식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옛날 옛적, 비파형 동검이 인싸템이던 시절, 코로국에는 용을 토템으로 하는 부족과 봉황을 토템으로 하는 부족이 살았다. 일식이 일어난 어느 해 극심한 기근이 찾아왔는데, 그렇지 않아도 내분이 심했던 용족은 먹을 것이 없어 주변의 온갖 동물을 잡아먹으며 죽지 않을 정도로만 연명을 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용족 청년이 마치 갑옷을 입고 있는 듯한 제법 커다란 동물을 잡아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는데, 그로부터 보름쯤 지난 후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가기 시작했다. 용족의 샤먼은 이 괴질怪疾이 보름 전 청년이 잡아온 동물의 저주라면서 청년을 마을에서 추방했고, 그렇게 마을에서 쫓겨 난 청년은 산과 들을 떠돌다 죄책감과 허기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데 마침 멀리 사냥을 나온 봉족의 사람들이 그 청년을 발견하고 마을로 옮겼는데, 용족의 청년은 온 몸에 열이 나고 숨을 잘 못 쉬는 것이 상태가 위중해 보였다. 봉족의 샤먼은 청년이 머무는 집 주변에 금줄을 치고 사람들의 왕래를 삼가고, 쑥을 태워 주변을 정화하고 약초를 달여 치료했다. 그러던 중 옆집에 살며 청년의 식사와 빨래를 챙기던 할머니가 병에 걸리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청년을 내보내라며 샤먼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봉족의 샤먼은 청년과 할머니를 살피며, 이 병이 바다 건너 쌀나라의 감기보다도 독하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은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봉족의 샤먼은 신탁이 내려 왔다며 온 부족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고는 부족의 약초꾼들을 불러 신탁 속 약초들을 채취해 올 것을 명하고, 다음 천제를 위해 영초를 먹여서 키운 소를 도축하도록 했다. 그 날 저녁, 마을의 광장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다. 커다란 솥에 샤먼이 말한 온갖 향기로운 약초를 밥과 함께 비벼 내었고, 향신료와 약초로 삶아낸 고기와 천제 때만 쓰이던 약술이 사람들에게 제공되었다.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춤 그리고 음악으로 성난 마음이 가라앉자, 부족사람들은 어제의 자신들의 행동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다음날부터 사람들은 더욱 마을을 정갈히 하고 일상생활을 절도 있게 하였다. 며칠 후, 용족의 청년은 병석에서 일어났고, 할머니 또한 웃는 얼굴로 부족사람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었다.

- 만두선생의 상상 역사, 코로국 이야기 중에서 -

▲ 비빔밥과 나박김치, 된장차. ⓒ고은정

동심춘同心春비빕밥

앞서 여섯 날 동안 밥상을 차리며 썼던 봄나물들을 한 그릇에 담아낸다. 미나리, 참나물, 방풍나물, 냉이, 취나물 그리고 부추들을 강강술래 하듯 밥 위에 얹고, 그 가운데 소고기를 넣은 약고추장을 동그랗게 얹는다. 봄나물들이 고추장 기운을 받으며 서로 춤추며 어우러지면, 우리 몸 안에도 봄기운이 가득 차오른다.

‘사람이 사람을 피하는 이 시절 이란 얼마나 야만적이란 말인가!’

동심춘비빔밥은 야만의 시절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인간다움의 회복이다!

<재료>
밥 4공기미나리 100g, 취나물 100g, 참나물 100g, 돌나물 50g, 무 100g, 냉이, 100g, 당근 50g, 부추 50g 등
참기름, 통깨약고추장 <만드는 법>
1. 쌀을 씻어 밥을 한다. (사골육수나 우유로 밥을 하면 좋다.)
2. 미나리는 다듬어서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4cm 길이로 썰어 참기름과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
3. 취나물은 다음어서 씻어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간장과 들기름으로 밑간을 한다.
4. 참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과 들기름으로 밑간을 한다.
5. 돌나물은 깨끗하게 씻어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6. 무는 깨끗하게 씻어 곱게 채를 썬 후 간장으로 10분간 절였다가 들기름으로 볶는다.
7. 냉이는 다듬어 씻어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된장과 들기름으로 밑간을 한다.
8. 당근은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곱게 채를 썰어 소금을 한꼬집 넣고 식용유에 살짝 볶는다.
9. 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송송 썬다.
10. 큰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준비한 나물들을 고루 담는다.
11. 가운데 약고추장을 올리고 참기름과 통깨를 올린다.
12. 고루 비벼서 여러 그릇에 나눠 같이 먹는다.

나박김치와 된장차

비빔밥만으로도 완벽한 한상이지만, 젓가락이 심심하고 먹다 보면 목이 조금 멘다. 겨울을 지나 물기가 빠지고 자체 발효되며 단맛이 더해진 월동 무와 배추로 나박김치를 담고, 된장을 연하게 호로록 끓이고 그 위에 파를 얹어 된장차를 만든다.

밥과 김치와 차가 유쾌한 대화를 타고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면, 냉랭하기 그지없는 이 시절에 볕이 들고 봄바람이 분다.

‘성난 얼굴로 돌아봐야 하는 것은 위선과 악이지 내 이웃이 아니다!’

나박김치와 된장차는 아주 소박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일상의 회복이다.

나박김치

<재료>
무 500g, 배추속대 300g, 사과 1/2개, 소금 3큰술, 대파 1뿌리, 마늘 5알, 생강 1쪽.
미나리 10대, 실고추 약간
김치국물 : 고춧가루 2큰술, 배즙 1컵, 육수 1컵, 1.5% 소금물 3L

<만드는 법>
1. 무는 깨끗이 씻어서 나박썰기를 한다. (3cm*2.5cm*0.5cm)
2. 배추는 흰 속대만 골라 씻어 잎을 길이로 2등분 한 다음 3cm 길이로 썬다.
3. 무와 배추를 소금에 30분간 절였다가 맹물에 재빨리 흔들어 씻어 건진다.
3. 대파는 2cm 길이로 잘라 곱게 채 썬다.
4. 마늘과 생강도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은 후 곱게 채 썬다.
5. 미나리는 잎을 모두 따내고 깨끗이 씻어 2cm 길이로 썬다.
6. 사과는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나박하게 썰어 놓는다.
7. 무와 배추가 절여지면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8. 모든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김치통에 담는다.
9. 1.5% 소금물 3L에 배즙과 육수를 넣고 잘 섞는다.
10. 고춧가루를 면보자기에 잘 싸서 9의 김치국물에 넣고 흔들어 고추색과 맛이 우러나게 한다.
11. 8의 재료에 10의 김치국물을 부어 김치통에 담아 익힌다.
12. 국물이 익기 시작하면 낮은 온도의 냉장고나 밖에 두고 천천히 익혀 먹는다.

된장차

<재료>
육수 5컵, 된장 1큰술, 쪽파 2~3뿌리

<만드는 법>
1. 육수를 낸다.
2. 된장을 풀어 끓인다.
3. 쪽파를 띄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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