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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발 '화산재' 유럽인 발목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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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발 '화산재' 유럽인 발목 잡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북대서양 하늘길 마비

아이슬란드 발(發) 화산재가 유럽을 오가는 발을 꽁꽁 묶고 있다. 지난 14일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프얄라요쿨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로 유럽의 하늘에 화산재가 뒤덮여, 하늘 길이 줄줄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유럽 항공업체 관계자들은 이 사태가 언제쯤 끝날지 알 수 없어 연일 울상을 짓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 장례식까지 연기?

<뉴욕타임스> 15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에 사는 제이 푸로히트는 플로리다에 있는 아내와 휴가를 보낼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으나 미국에 가지 못했다. 아내를 위해 멋진 선물도 사 두었다는 그는 "아내가 매우 화났다"며 걱정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체념했다.

이런 불편은 그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니었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15일부터 영국과 미국의 주요도시를 잇는 항공편이 모조리 결항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날 JFK, 러과디아, 뉴어크 공항에서는 영국을 오가는 비행기가 없었으며,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를 잇던 비행기들은 회항을 해야만 했다.

영국 항공 당국은 16일 현재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17일 아침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대란'을 겪는 것은 영국뿐만이 아니다. 5만5000피트(약 16.7km) 상공으로 올라간 화산재 구름은 즉시 노르웨이와 스웨덴 전역, 핀란드 북부 지역 등으로 이동했고, 이들 나라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항공 스케줄 일부 또는 전부가 취소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화산재 구름은 계속 확산되고 있어 러시아 일부 지역은 물론이고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서유럽 상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은 프랑크푸르트, 쾰른, 뒤셀도르프 등 자국의 16개 공항 중 11개를 잠정 폐쇄 조치했다.

▲ 화산재로 인한 항공편 결항이 잇따른 16일 벨기에 브뤼셀 근교 자벤텀 공항에서 여행객 두 명이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번 화산 폭발의 여파는 폴란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국장(國葬)에까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대통령궁은 장례식 참석 의사를 밝힌 국빈들이 겪을 불편을 고려해 장례식 일정을 오는 18일에서 다른 날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역시 남부 크라코프와 제슈프 등 2곳의 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을 잠정 폐쇄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의 항공 보안 조직인 '유로콘트롤'에 따르면 15일 유럽 전역을 오가는 2만334건의 항공 스케줄 가운데 약 반 정도만이 운항에 성공했다. 유로콘트롤은 16일에도 2만 8000건의 항공 스케쥴 가운데 60% 이상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핀란드 헬싱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과 연결된 항공편 가운데 출발 9편, 도착 2편을 포함해 총 11편이 취소됐다.

화산재 구름 속 규산염 광물, 비행기 엔진에 치명적

화산재 구름에는 작은 암석 조각이나 유리, 모래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미세 물질들이 비행기 엔진에 들어갈 경우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한다. 화산재의 피해는 매우 심각해서, 유엔 산하의 국제민간항공협회(ICAA)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항공기 90% 이상이 화산재 구름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직접적인 사고를 유발한 경우도 많다. 1982년 인도네시아의 갈룽꿍 화산이 분출해 말레이시아에서 호주로 가던 보잉747기가 운항 도중 엔진 4개의 동력을 잃었으며, 1989년에는 KLM 항공 867편이 암스테르담에서 미국 앵커리지로 향하던 중 같은 사고를 겪었다.

화산재로 인한 하늘 길 교통 대란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여전히 분출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최대 6개월이나 1년, 혹은 그 이상까지 화산 폭발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화산 분출로 인해 지구온난화나 냉해 등 기상이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산이 폭발한 14일에는 빙하가 녹아 큰 홍수가 일어나 현지 주민 800여 명이 대피했지만 추가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한 이후 화산재가 높은 상공까지 치솟아올라 구름처럼 퍼지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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