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주한미군 2개 소대 병력 70명이 이라크로 또다시 차출됐으나 한국 당국에는 사전협의없이 통보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이 주한미군 역할에 따라 거액의 방위비 분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이처럼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다른 지역에 차출되면 한미동맹에 좋지않은 선례를 남기게 되고, 이러한 전례가 이어지면 한국이 동북아 담당 미군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2개 소대, 이라크 또 차출**
21일(현지시간) 미군 전문지인 <성조지>에 따르면 주한미군소속 2개 헌병소대 병력 70명이 지난 20일 이라크로 차출됐으며 이들은 이라크에서 내년 봄까지 헌병임무를 맡게 됐다.
이들 병력은 경북 왜관의 제57 헌병 중대와 부산의 제552 헌병중대에서 각각 절반씩 선발됐으며 도로매설폭탄 및 유사 폭탄 대처 방법, 이라크 국민과 문화에 대한 이해 등과 관련해 2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현재 이라크에서 저항세력들의 격렬한 공격에 직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차출도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3천6백명은 이미 지난 여름에 이라크로 파병된 바 있다.
미군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미군은 현재 이라크 순환근무 일환에 따라 스케줄을 조정하는 동안 헌병 임무를 담당할 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케이트 존슨 미8군 대변인도 신문에 “미군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라크 작전 관련 다양한 부대들의 현지 배치 및 출국을 지원하기 위한 병력을 주한미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케이트 대변인은 주한미군 차출과 관련, 주한미군 역할이 동북아 및 기타 주요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의식한 듯 “이번 배치가 한반도에서 서남아시아로 미군 병력을 차출하는 조류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의 임무는 한반도 전쟁 억제”라고 강조했다.
***사전협의 없이 통보만 해와. 주한미군 역할 관련 논란 **
그러나 주한미군측은 이번 병력 차출과 관련해서 한국 정부측에 아무 사전협의 없이 통보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군사적인 사항이고 병력이동과 관련된 사항이므로 확인할 수 없다”며 사전협의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나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번 차출과 관련해서는 한국측과 사전협의가 없었으며 통보만 했다”고 확인했다.
이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들 병력은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올 것이고 주한미군 감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사전협의를 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을 보여 필요성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주한미군 역할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에 국한돼 있고 한국 정부도 주한미군의 한반도 안보 전담을 전제로 방위비 분담을 하고 있는데 사전 협의도 없이 주한미군을 이라크 등의 지역으로 차출했다면 한미동맹과 관련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차출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주한미군이 상황에 따라서는 동북아 지역의 안보불안을 이유로 병력 차출을 계속할 가능성도 있어 우리는 우리 의지와는 관계없이 미군에 동북아 지역 담당미군의 전진기지역할을 하게 될 우려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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