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8대 1의 압도적 표차로 행정수도이전특별법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유일하게 '각하' 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과, 노무현대통령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지적한 김영일 재판관의 '별개의견'을 공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세간의 두가지 시각을 극명히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효숙 재판관 "관습헌법 변경 반드시 헌법개정 요하지 않아"**
9명의 재판관중 유일한 여성인 전효숙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헌법상 수도 위치가 반드시 헌법제정권자나 헌법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재판관은 또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돼 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재판관은 또 "결국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주장은 권리의 침해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부적합하므로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 판단을 하기엔 부적합하다"고 유일하게 '각하' 의견을 내놓은 이유를 밝혔다.
***김영일 재판관 "'수도이전' 대통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반면에 김영일 재판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 대상이 된다"며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행위이나,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 해당 헌법에 위반된다"고 전제했다.
김 재판관은 이어 "수도이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붙이지 않은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적인 것이다"라며 "대통령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민투표에 붙일 의무가 있고, 국민은 대통령의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인 국민투표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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