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체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 세포 배양에 성공했으나 윤리적 논란 등에 직면해 지난 2월 연구를 잠정중단했던 서울대 황우석, 문신용 교수팀이 연구 재개를 선언했다. 영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 교수 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생식의학협회(ASRM) 회의에서 연구재개를 공식 발표하기 앞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경쟁국들이 관련 연구를 서두르고 있어 우리가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가 있어 연구 재개가 시급하다"고 연구 재개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황 교수는 "이러한 연구 성과는 논문과 함께 특허출원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특허출원은 단 10분이라도 늦어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구체적 이유는 설명하지 못해도 세계적인 진행상황이 우리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밝혀 경쟁국들의 관련연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음을 시사했다.
황 교수는 "외국의 연구팀이 기존 우리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남성이나 노년층의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복제에 먼저 성공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허사가 될 수도 있다"고 재차 우려했다.
황 교수는 이어 "미국의 권위있는 학회인 ASRM 회의는 우리의 연구재개를 선언하기에는 아주 적합한 자리이며 만일 오늘 발표를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6개월 정도를 또 기다려야 할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문신용 교수는 연구 재개 선언의 계기가 된 '경쟁국 상황'과 관련, "최근 영국정부가 뉴캐슬대학 연구팀에 대한 연구허용 방침을 정했고,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바 있는 영국 로슬린 연구소 이언 윌머트 박사에게도 곧 연구를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데다, 일본의 허용방침 결정과 중국 등 기존 연구팀들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또 "국내에서 생명윤리법이 시행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복제 연구를 법테두리안에서 투명하게 시행될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는 점도 이 연구를 재개하게 된 또하나의 동기"라고 밝혔다. 그는 "연구는 신속히 진행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연구는 종전과는 달리 남자의 체세포나 노년층의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복제 연구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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