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로부터 원색적 비난을 받은 동아일보가 21일 '공개 질의' 형식을 빌어 이총리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해명의 요구하고 나서, 이 총리의 대응이 주목된다.
동아일보는 21일자 1면 사이드에 띄운 '이총리에게 묻는다/본지 전통-명예훼손 발언 관련'이라는 '동아일보사' 명의의 질의문을 통해 "이해찬 국무총리는 유럽을 순방중이던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동아일보의 전통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며 "동아일보 84년 역사에 권력자를 비롯해 그 어느 특정인에게서도 이런 폭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분개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동아일보는 이총리가 무슨 근거로 이런 발언을 했으며, 그것이 총리 개인의 생각인지, 노무현 정권의 공식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6가지 질의를 했다.
첫째, "이총리는 '동아일보가 시대에 뒤떨어졌고,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면서 '반성하지 않으면 역사의 흐름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 했다"며 "총리는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하는가. 총리가 말하는 '시대와 역사의 흐름'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둘째, "이총리는 '(지난대선에서) 동아일보가 우리를 집권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세웠으나 내가 그것을 알고 막아냈다'고 했다"며 "총리가 말하는 집권저지전략이란 무엇이며 누가 이를 세웠다는 말인가. 총리는 또 이를 어떻게 알고 막아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셋째, "이총리는 '동아, 조선일보는 내 손아귀에서 논다'고 했다"며 "동아일보가 '이총리의 손아귀에서 논다'는 것이 무슨 뜻이며 그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넷째, "이총리는 '동아일보는 우리가 망하는 관점에서 기사를 쓰지만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했다"며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제시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다섯째, "이총리는 '보수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총리가 말하는 '보수언론'의 정의는 무엇이며 '진보언론'과는 어떻게 다른가. '왜곡된 보도'란 무엇을 의미하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여섯째, "이총리는 '동아,조선일보가 스스로 권력인 줄 알고 나라를 흔든다'고 했다"며 "동아일보가 권력임을 자임하고 나라를 흔든 구체적인 예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동아일보가 이처럼 이처럼 지면을 통해 이총리에게 공개질의를 보냄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이총리의 답변이 불가피해 보이며, 이에 따라 '조선-동아 논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20일 오후 귀국한 이총리는 그러나 공항에 모여든 취재진들의 질문에 일체 함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