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신천지 사태를 잇는 새로운 집단 감염 사태의 진앙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빠른 속도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검사 결과에 따라서는 역학조사가 쉽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 밀접 접촉자가 나올 가능성도 유추 가능한 상황이다.
10일 오후 2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무자 회의에서 "구로 콜센터 확진자가 서울, 경기, 인천에서 64명에 달했다"며 "수도권에서 가장 큰 대규모 감염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날 오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낮 12시까지 집계한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50명이며, 이들 중 46명이 콜센터 직원(4명은 가족 등 밀접 접촉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46명 중 거주지가 서울인 이가 19명, 경기 14명, 인천 13명이라고 방대본은 전했다.
해당 콜센터는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의 7층, 8층, 9층, 11층 등 총 4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중 방대본 집계에서 확인된 콜센터 직원은 전원 11층 근무자다. 11층에는 총 20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 콜센터 직원은 7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역당국은 11층 직원 전원을 상대로 역학조사와 검체채취를 실시하고 있다. 그 때문에 확진자 수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방대본이 발표한 확진자 수와 서울시가 발표한 확진자 수에 차이가 나는 이유다.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는 서울 시내 전역은 물론, 자칫 수도권 전체 집단 감염으로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태 한국의 주요 집단감염 루트는 신천지를 제외하면 병원과 요양병원, 장기요양시설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이동이 쉽지 않은 환자가 많은 지역이어서 고위험군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감염자를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하기는 용이한 편이었다.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는 대규모로는 첫 직장 내 감염으로 기록될 수 있다. 감염자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사람이 가장 붐비는 출퇴근시간에 수도권을 이동했을 가능성이 커 파급력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아울러 생활 반경이 상대적으로 넓은 건강한 사람들이 출퇴근길에 마트 등 다중이용 시설을 들렀다면 그 역시 지역 내 전파 위험성을 크게 키운 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 인천시, 경기도 등 지자체가 이번 집단 감염 사태 후 확인한 이 지역 감염자들의 동선을 보면, 적잖은 이들이 러시아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퇴근 길 마트 등을 이용했다. 역학조사에 큰 어려움이 추정되는 사안인 동시에, 2차, 3차 감염 위험성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지역 감염자 13명이 주로 사용한 지하철은 수도권 1호선이었다. 이들은 동인천역↔구로역, 주안역↔구로역, 제물포역↔구로역 구간을 오전 7시~8시, 오후 6시~7시, 오후 10시~11시 사이에 주로 이용했다.
515-1번, 518번, 519번, 521번, 65번 버스도 주로 사용했다.
특히 콜센터가 위치한 1호선 구로역~1, 2호선 신도림역 부근은 수도권 서남부와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라는 점에서 지역 내 전파 위험성은 더 커졌다.
코리아빌딩의 다른 층에서도 대규모 종사자가 근무 중이다. 6층은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후보의 선거 캠프가 위치했고, 1층부터 4층에는 예식장이 입주했다. 13층부터 19층까지는 140세대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다.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의 동선이 콜센터 감염자와 빌딩 내 엘리베이터 등에서 겹쳤을 가능성, 이들이 서울 전역과 수도권 곳곳으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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