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지난달 25일 줌바댄스를 수강했던 A씨(여.47)를 시작으로 28일 24명, 29일 19명 등 무더기로 줌바댄스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90%이상이 줌바댄스와 연관성이 있으며 천안을 넘어 아산과 세종, 서울까지 줌바댄스와 관련 된 확진자가 번지고 있다.
천안시, 확진자 동선 '첫 증상 발현일 1일 전부터' 지침만 고수
줌바댄스로 인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천안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늦어지는 것과 짧은 기간의 동선만 공개하는 것에 대해 불만 민원이 폭주했다.
하지만 시는 역학조사에 대해 확진자의 '첫 증상 발현일 1일 전부터'라는 지침만을 고수했다. 줌바댄스 강사와 수강생 등의 확진에 이어 이들의 가족과 지인까지 2차 감염으로 퍼져나가는 동안에도 최초감염 원인은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일 세종시에서 2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천안시의 코로나19 대응에 헛점이 드러났다.
세종시 2번째 확진자의 역학조사를 통해 지난달 15일 천안에서 줌바댄스 강사 워크숍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번째 확진자가 천안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다는 세종시 발표가 나오자 천안시는 그제서야 뒤늦게 이 사실을 이미 인지했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워크숍에는 지역별로 대구 3명을 비롯해 서울 8명, 천안 7명, 청주 4명, 홍성 2명, 아산·세종·계룡·평택 각 1명씩 총 29명의 강사가 참석했다.
참석자 중 천안 강사 3명(5·52·81번), 아산 1번과 세종 2번 확진자도 워크숍에 참석한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보건당국은 참석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대구 강사 1명도 확진 된 것을 확인했다.
'안일함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코로나19 확산일로
시와 보건당국은 지역 내 최초 감염 경로를 대구 강사로 추정하면서 줌바댄스 워크숍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줌바댄스로 인한 감염자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강사 워크숍에 대해 침묵한 줌바댄스 강사들의 안일함과, 대부분의 확진자가 줌바댄스와 연결고리를 가졌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지침만을 고수한 천안시의 무책임을 동시에 질타하고 있다.
줌바댄스 한 강사는 지난 6일 한 온라인카페를 통해 "확진자가 늘면서 줌바댄스 강사 워크숍에 대해 시에 얘기하고 명단을 제출했다. 그 후에도 조사에 필요한 내용 및 자료를 적극 협조했다"며 "그러나 워크숍이 있었던 15일이면 이미 2주간의 잠복기간이 지난 날짜라 검사대상에서 배제됐고, 참석했던 강사 2명이 선별진료소에 갔지만 2주가 지나 검사대상에서 제외된다 해서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이날 참석했던 강사들의 명단을 이메일을 통해 받아 확인했다. 하지만 조사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역학조사관이 확진자의 첫 증상 발현일 1일 전에 대해서만 조사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충남도는 세종시 줌바댄스 관련 확진자가 나온 6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15일 줌마댄스 강사의 워크숍이 있었다는 사실을 제보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시는 워크숍에 대해 지난 28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침만을 고수하며 이들에 대해 선제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또 강사 명단까지 확보했으면서도 충남도에 보고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비난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유입경로 파악보다 대응이 우선"
시는 워크숍에 참석했던 줌바강사들에 대한 뒤늦은 전수조사에 대한 비난이 일자 9일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시민들과 방역당국과의 온도차가 있다. 기준선에 맞는 사람이 선별진료소를 가게 되는 것"이라며 "증상 발현일 1일 전 역학조사 지침에 따르면 확진자의 2월 15일 워크숍은 이동 동선 안에 없었다. 확진자의 역학조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입 경로를 찾는 것 보다 대응이 우선"이라고 전제하면서 "역학조사관이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줌바댄스 간의 교차점을 찾아내 확대 조사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확진자가 또 늘었다는 안내문자를 확인하며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매일 노심초사 보내고 있다"며 "이들의 안일함과 무책임이 지역사회를 불안속으로 몰아넣었고, 시민들의 평범했던 일상은 기약없이 '격리'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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