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자로 선정된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며 부시가 낙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왕가리 마타이, "세계 환경 위해 부시 떨어뜨려야"**
왕가리 마타이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부시 대통령을 질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왕가리 마타이는 "미국을 비롯한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를 비준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소비하지 못하고, 그처럼 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똑같이 공해의 고통을 겪는 가난한 나라들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온 미국과 부시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마타이는 "미국 같은 나라에는 그들의 정부가 교토의정서를 비준해서, 기꺼이 소비 중심의 생활 문화를 바꾸고 화석 연료 소비를 줄여 스스로 환경 오염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고 지적, 자신의 비판이 부시에게 국한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들 미국인이) 지구 온난화에 대한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가 시행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며 11월2일 열릴 미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 차원의 결단을 내려줄 것을 미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이라크 전쟁 원치 않는 미국인들 많아"**
마타이는 또 "이라크 전쟁을 원치 않고,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미국인들이 많다"며 "미국 유권자들 손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열쇠가 달려 있다"고 전쟁을 일으킨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고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마타이는 "미국인들은 이라크에 주둔하는 것과 국제적인 테러리즘에 대한 그들의 접근을 재평가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며 "(그들의 선택은) 중동 지역의 평화를 가져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미국인들의 올바른 선택을 당부했다.
아프리카 여성으로 처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는 여성이 중심이 된 '그린벨트 운동'을 창설해, 지금까지 약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아프리카 전역에 심었다.
그의 나무심기 운동은 단순한 생태계 보전 운동을 넘어, '지속가능한 아프리카'를 만드는 문명 전환 운동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게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비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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