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12일에도 공개리에 한국은행에 대해 콜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 명백한 월권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총리가 계속 이같은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안좋다는 반증인 동시에, 재경부가 현 위기를 타파할 마땅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경위의 재경부에 대한 국감에서 이상민 열린우리당 의원의 콜금리에 대한 질문에 "정책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는 의문시되지만 시장에 주는 시그널 효과는 있다"며 재차 한은에 대한 콜금리 인하압박을 가했다.
이 부총리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이런 부분(시장에 대한 시그널)에 많이 의존한다"고 주장하며, 콜금리 추가 인하시 자산버블 우려에 대해 "미국도 금리 때문에 주택버블 우려가 있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상당히 오랫동안 금리를 낮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수준까지 장기간 지속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의 이같은 주장은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 오래됐다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어서, 이 부총리가 금리인하를 위해 객관적 진실마저 왜곡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금리와 관련) 필요한 때 필요한 발언을 필요한 강도로 할 것"이라며 "그것을 한은과 금통위에서 충분히 감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노골적으로 한은과 금통위에 대해 금리인하 압박을 가했다.
이같은 이 부총리 발언은 한은 노조가 이헌재 부총리의 '월권행위'에 대한 공개경고 다음날 바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 노조는 이에 앞서 11일 `재경부는 시장교란 행위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재경부가 그동안 콜금리 인하를 재촉하는 분위기를 조성, 계속해서 시장을 교란하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노조는 "한은과 재경부는 협력과 견제의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하지만 다른 한쪽의 정책 결정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이부총리에게 더이상 금리 발언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연일 국회에서 사퇴압력을 받는가 하면, 그의 호언과는 달리 내년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화되면서 냉정을 잃고 크게 초조해하는 것 같다"며 "훗날 한국경제에 골병이 드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 눈앞의 일시적 효과를 위해 금리를 낮추라고 공개 압박하는 것은 이 부총리가 더이상 한국경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냉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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