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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한국 내년 3.8% 성장도 힘들듯, 주가급락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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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한국 내년 3.8% 성장도 힘들듯, 주가급락도 우려"

"한국은 세계경제 침몰 미리 알리는 카나리아"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가 "급속히 침몰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침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로치, "오일쇼크로 내년 세계경제 침체 확률 40% "**

로치는 지난 8일(현지시간)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 제목의 '카나리아'란 바로 한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광부들이 탄광 내 유독가스 탐지를 위해 카나리아를 이용했던 것처럼 한국의 현재 경제상황이 세계경제 침체를 경고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로치는 "내년에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40%"라면서 이같은 비관의 근거로 '오일 쇼크를 꼽았다. 로치는 "유가가 50달러를 쉽게 돌파한 현재 전면적인 오일 쇼크의 가능성이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면서 "유가가 최소한 3개월간은 50달러 부근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실질적인 쇼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무자비한 유가 급등에 상대적으로 둔감하지만 세계경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유가가 발화점까지 오르는 시점에서 여전히 불균형하고 취약한 글로벌 경제의 탄력성은 점점 줄고 있어 내년 세계경제전망은 계속 어두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내년 3.8% 성장도 못할 수도..."**

로치는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괜찮은 편이지만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경제 활동이 저조해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최근 한국의 경제지표들은 끔찍해보인다"면서 한국을 '카나리아'로 꼽는 이유를 열거했다.

우선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전년대비 수출증가율이 7월의 36%에서 9월에는 23%로 두 달사이에 13% 포인트가 하락했다. 동시에 지난 8월 도.소매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1.5% 줄어들었고, 재고는 전년동기 대비 3.5% 늘으면서 생산 위축과 고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치는 "이 모든 것은 분명한 경기순환적 위축을 의미한다"며 "한국은 지난 86년 이후 지난해까지 선진국가들의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오랫동안 활력넘치는 '아시아의 호랑이'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제 반대로 그 자체가 아시아 성장 모델의 오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 성장모델의 한계로 실질적으로 취약한 내수와 중국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꼽았다. 내수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전적으로 수출주도 성장 전략을 구사해온 한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대중국 수출 의존과 소비 부족 등의 측면에서 일본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도 한국과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아시아 주요국가들이 한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그는 또 중국의 경기침체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시점이라며, 향후 '중국쇼크' 도래 가능성을 우려했다.

로치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올초 고점 대비 3.5%포인트 낮아졌을 뿐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 1월과 2월에 전년동기 대비 19.5%나 증가했고, 8월에도 15.9% 증가했다는 수치가 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둔화는 가열된 중국 경제의 연착률을 위해 요구되는 10% 포인트 하락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로치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향후 보다 완화될 것"이라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는 의심할 여지없이 향후 수개월간 추가로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로치는 "모건 스탠리는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8%로 전망하지만 이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 20% 급락할 수도..."**

로치는 경제 급락에 따른 주가급락 가능성도 경고했다. 그는“최근 한국의 경제지표는 수출.내수.재고.생산.실업률 등 모든 면에서 경기 둔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최근 20% 이상 상승한 한국 증시에는 불쾌한 깨달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SFB증권도 로치 보고서 발표직후인 11일 “한국증시의 최근 상승세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이 가속화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나 내년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실망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국 증시의 최근 반등은 약세장 속에서의 랠리이며 향후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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