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오천농협이 각종 부정의혹에 휘말리며 딜레마에 빠졌다.
사외이사 선거 ‘편법논란’(본보 3월2일자)에 이어 하나로 마트 증축공사 수의계약 문제와 조합장이 아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아빠찬스’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이해수 조합장은 2일 지역 언론사를 통해 마트 증축공사 수의계약에 대한 해명을 했지만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천농협은 지난 해 10월부터 본점 주차장 317.29㎡(약96평) 부지에 기존 하나로 마트 증축공사를 하고 있다.
총 건축비는 6억5천 만원으로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문제는 이렇게 큰 금액의 공사를 수의계약 했다는 것이다.
공기업과 일반 금융권의 경우 1억 이상 규모가 큰 공사는 대부분 공개입찰이나 일괄 도급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공사비리 의혹과 각종 민원제기 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2일 오천농협에 따르면 증축공사와 관련해 C건설사에 건축비 1억5천만원, D소방업체 3천만원, H전기 6천만원, A조경업체 500만원, B통신사 1천만원 등 2억5500만원을 계약했다.
여기에 창고이전비 5천만원을 포함하면 총 3억500만원이다.
총 공사비 6억5천만원중 3억500만원을 뺀 나머지 3억4500만원은 레미콘과 각종 자재비로 지출될 예정이라고 농협측은 밝혔다.
건축 관계자들은 과다계상이라는 의견이다.
약 96평 창고형 상가 건축비는 일반적으로 평당 350~450만원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했다.
즉, 총 공사비는 5억원 안팎이라는 주장이다.
농협관계자는 “예산만 6억5천으로 책정했을 뿐 아직 공사비가 100%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초 예산 6억5천만원 보다 작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비 절감을 위해 자재 대부분은 오천농협이 직접구매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은 공사비 예산을 부풀린 점과 공개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 것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의원 A모(62)씨는 “당초부터 공개입찰을 통해 투명한 공사를 진행 했더라면 부풀리기 의혹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왜 수의계약을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며 “공사대금 아낄려고 수의계약을 했다면 총 공사비 예산 6억5천만원 보다 더 줄었어야 했는데 이것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조합원 B모(54)씨는 “수의계약 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조합장이 농협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해 오천농협 이미지만 실추되고 있다” 며 자체 감사청구와 중앙회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의원 C모(64)씨는 이와 관련해 이해수 조합장 아들인 이모(35)씨가 오천농협 직원으로 밝혀져 ‘아빠찬스’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C씨에 따르면 작년 이해수 조합장 취임 이후 아들 이씨에 대한 역외전출 문제가 농협내에서 불거졌다.
조합장인 아버지와 직원인 아들이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법규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타 농협의 경우 업무혼선을 피하고 특혜성 승진문제와 직원들간 유대관계 개선을 위해 역외농협으로 전출되는 게 관례라고 C씨는 말했다.
C씨는 특히 “아들 전출 문제에 대해 조합장 가족이 회의를 한 결과 이곳에서(오천농협) 승진을 시킨 후 전출할 예정이라는 결론을 내고 지금현재 승진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수 조합장은 “아들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농협내규에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과 대의원들은 사외이사 부정선거와 공사비 과다계상, 아들 전출문제 등 농협이미지 실추를 따져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해수 조합장의 책임을 물어 ‘탄핵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 2일 오전 프레시안이 하나로마트 증축공사와 아들 전출문제, 이 조합장 기타 제보 의혹에 대한 취재에 들어가자, 이해수 조합장은 이날 오후 지역의 한 언론사를 통해 ‘(공사관련)법대로 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의 사전 해명에 나서자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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