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협회 광고협의회가 지난 3월 방송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문에 광고를 적게 한 22개 기업을 선정, 이들 기업에 대한 인사·동정·홍보성 기사 등의 보도를 쓰지말라는 이메일을 각 회원사에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신문의 횡포가 또다시 실체를 드러낸 셈이다.
***신문협회, "22개 기업,동정-인사-홍보성기사 쓰지말라"**
<미디어 오늘>이 입수해 보도한 신문협회 이메일은 “광고협의회 회의에서는 2003년도 광고료로 연 100억 이상을 집행한 기업 중에서 방송에 비해 신문에 턱없이 적게 광고를 한 22개 기업을 선별하고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라며 “해당되는 22개 기업의 명단을 알려드리오니 편집국과 협의하여 이들 기업의 동정, 인사, 홍보성 기사 등이 게재되지 않도록 하여주실 것을 요청하오니 협조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광고협의회가 적시한 22개 기업은 애경산업 명인제약 빙그레 에이스침대 롯데리아 옥시 해태음료 비씨카드 유니레버코리아 대상 OB맥주 팬택앤큐리텔 동서식품 한국피앤지 금강고려화학 CJ 매일유업 LG생활건강 농심 롯데제과 남양유업 LG텔레콤 등이다.
이메일은 또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공식문서를 보내드리지 못하고 메일로 보내 드리오니 해량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20일부터는 전 회원사의 지면을 체크키로 하였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메일은 광고협의회 회원인 신문협회 소속사 광고담당 이사와 광고국장에게 일괄 발송됐다.
광고협의회는 한국신문협회 회원사 소속 광고담당 임원·국장들의 모임으로 조선일보 김문순 상임이사가 회장, 유성수 동아일보 광고국장이 부회장, 매일경제 목영덕 광고국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이사진은 모두 17명으로 구성돼있으며 이 가운데 7명이 따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그때그때 사안마다 회의를 갖고 있다.
***조중동 광고 격감**
이처럼 신문사들이 노골적으로 기업들을 압박한 것은 올 들어 불황이 심화되면서 광고수주가 격감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4분기 광고실적의 경우 조중동은 적게는 6∼7%에서 16%까지 큰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3/4분기보다 6∼7%, 중앙일보는 13%, 동아일보는 16% 떨어졌다고 밝혔다. 신문사들은 4.4분기 광고상황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조중동 광고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광고가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격감, 광고수주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광고상황이 악화되자 신문들은 최근 오너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에 대해 광고 확대를 주문하고 있으며, 광고에 비협조적인 기업들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압박공세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관계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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