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차 대선 후보 TV 토론이후 실시된 5개 주 여론조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선거 특성상 주별 여론조사가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이번에 여론조사가 실시된 5개주가 모두 결정적인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는 주들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리, 플로리다에서 47% 대 45%로 부시 앞서. "부동층, 1차토론이후 케리로 다시 몰려"**
우선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 가운데 한 곳인 플로리다주에서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을 47% 대 45%로 앞서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1차 TV 토론이후 2~5일 사이에 투표할 의지를 보인 유권자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 6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플로리다주는 27석의 선거인단표를 갖고 있으며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5백37표차로 신승을 거둔 지역이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는 케리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었으나 최근 허리케인 피해를 입으며 부시 대통령이 이 지역을 자주 방문하고 공화당 전당대회가 실시되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9% 내외의 우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결과 이 지역에서 케리 후보가 1차 토론회 이후 승기를 잡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의 딕 베네트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플로리다는 케리에게 있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으로 남아 있다”며 “케리가 이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케리는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수에서 이기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부터 케리에서 부시로 이동하기 시작했던 부동층 표심이 다시 케리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경향은 1차 토론회 이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리서치 그룹>이 플로리다와 함께 조사한 뉴햄프셔주에서는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은 똑같이 47%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햄프셔도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곳으로 당시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부통령간의 차이는 1.3% 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었다. 한편 랄프 네이더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플로리다와 뉴햄프셔에서 대선 후보 자격을 얻어 각각 2%와 1%의 지지율을 얻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으게 됐다.
***아이오와, 뉴멕시코, 뉴저지서는 케리 모두 승리**
다음으로 아이오와주에서도 케리 후보는 47%의 지지율을 보여, 46%의 지지를 얻은 부시 대통령을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네소타 대학의 <험프리 공공연구소>가 지난달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투표의향을 보인 5백99명을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이같이 나타났으며 네이더 후보는 4%의 지지율을 보였다.
아이오와주도 최근까지 부시가 6% 포인트 앞섰던 곳으로, 주요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또다른 특이한 점은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 수행 이미지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조사에서도 테러와의 전쟁 적합도에서 케리 후보에 8%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1차 토론 이전에는 그 격차가 23%까지 벌어진 것을 감안할 때 크게 좁혀진 결과다.
이밖에 뉴멕시코와 뉴저지에서도 케리 후보는 승기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앨버커크 저널>이 1일부터 4일 사이 8백72명의 뉴멕시코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케리 후보는 46% 대 43%로 부시 대통령을 눌렀다. 케리 후보는 또 퀴니피엑 대학 부설 <햄든 연구소>가 뉴저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9% 대 46%로 부시 대통령을 앞섰다. 지난 달 조사에서는 두 후보는 이 지역에서 동률을 기록했었다.
이와 관련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블룸버그 통신에 “아직 케리 후보 주머니에 이들 주들이 안전하게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토론회 이후 케리는 도약을 했으며 하늘은 좀더 푸르러졌다”고 말해 케리 후보쪽으로 이 지역 여론 향배가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1차 TV 토론 이후 상승 분위기 지속**
이같은 주별 여론조사 결과는 케리 후보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은 각 주별로 승리한 후보가 그 지역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구조여서 전국 여론조사보다는 주별 여론조사결과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띄기 때문이다.
물론 케리 후보의 전국 여론조사 결과도 1차 TV 토론 이후 다시 부시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구조로 변화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은 47% 대 49%의 지지율을 보여 2%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같은 차이는 1차 토론 이전 격차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WP는 6일 이와 관련, “케리가 지난주 TV 토론이후 부시 대통령에 대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8일 실시되는 2차 토론회와 13일 실시되는 3차 토론회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2차 토론회는 주제에 상관없이 진행되며 3차 토론회는 경제 문제 등 국내문제에 한정돼서 토론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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