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하이에 강진, 400명 이상 사망 '청천벽력'

지하 33km에서 발생…5000m 고도 산지 흔들어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자치주 위수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14일 오후 현재까지 400여 명이 사망하고 8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7시49분께 발생한 지진으로 진앙인 샹라슈(上拉秀)향 르마(日麻) 마을과 그로부터 50km 떨어진 위수현의 중심지 제구(結古)진은 일대 아수라장이 됐다. 지진은 지하 33km에서 발생해 평균 고도 5000m에 육박하는 조용한 고산지대 마을을 뒤흔들어 놨다.

자치주 당국자들은 흙과 나무로 만든 가옥들이 무너져 사람들이 그대로 깔렸으며, 길거리에는 부상자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고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전했다. 또한 전기 공급과 유선전화 등 통신서비스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구밀도가 낮은 르마 마을보다 중심지 제구에서 추가 인명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구의 가옥은 85% 가량이 파괴된 상태이며 자치주 정부청사 회의실 건물 등 주요건물도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청소년 직업학교, 초등학교 등 학교의 피해가 컸다는 보도가 여러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등교 시간과 지진 발생 시간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육군 장교는 "첫째 과업은 학생들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자치주 당위원회 선전부의 줘화샤(卓華夏) 부국장도 "붕괴된 청소년 직업학교 매몰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날 오전 7시49분에 티베트 창두(昌都)에서 북북서로 94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으며 이 지점은 위수현과 일치한다. 중국지진네트워크센터는 이번 지진의 진도를 7.1로 보고 있다.

▲ 중국 칭하이성 위수현에 규모 7.1의 강진이 14일 오전 발생해 중심지인 제구의 가옥 85% 가량이 무너졌다. ⓒ로이터=뉴시스

2008년 5월 쓰촨(四川) 대지진을 경험한 바 있는 중국은 신속하게 응급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국가지진국은 이 지역에 2급 지진 경보를 발령하고 칭하이성 당국도 구조활동을 위해 상당한 인력을 동원했다.

칭하이성 재난 당국에 따르면 14일 오후 현재 700여 명의 군병력과 3000여 명의 무장경찰이 지진 현장에 투입됐으며 이들이 무너진 파편을 치우고 사람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의료진을 포함한 5000명 이상의 구조대가 추가로 지진 발생 지역에 급파된 상태다.

그러나 이 지역엔 강진 발생 전 오전 5시39분에도 규모 4.7의 지진이 난 데 이어 발생 이후에도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총 6차례의 지진이 이어져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현장에 비상 체계가 가동되고 5000개의 텐트, 5만 개의 외투 등 구호물자가 긴급 지원된 상태지만, 자치주 당국자들은 여전히 물자가 부족하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칭짱(靑藏)고원 동부에 위치한 위수현은 인구 대부분이 티베트인인 장족 집단 거주지다. 평균 고도 4493m의 고산지대이며 2005년 기준으로 이 지역에 사는 8만 9000여 명 대부분이 목축업에 종사한다. 한국인 거주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