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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괴담' 진화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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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괴담' 진화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일

[안종주의 안전사회] 코로나19, 불안 가중 의문엔 확실한 대답 내놔야

마스크 대란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응이 미숙해 정부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스크 재사용 가능 여부와 마스크 착용 효용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또 확진환자가 완치돼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 후 일주일 만에 다시 환자로 판정되자 검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승강기 안에서 나중에 확신 환자로 드러난 목사와 불과 1분간 아주 잠깐 함께 있었을 뿐인데 감염된 주민이 있어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확진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다양한 감염 사례, 특히 기존의 통상적인 감염 사례와는 다르거나 그동안 방역당국과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특이 사례가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정부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특이 사례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대답을 내놓아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야외 공원과 거리에선 마스크 사실상 불필요

마스크 대란 대응 부실이 낳은 마스크 재사용 논란 =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 지가 일주일이나 지난 뒤에야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데 정부가 전국 약국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 날에도 시장에서는 마스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헛걸음을 해야만 했다. 실무자뿐만 아니라 식약처 등 관련 부처 책임자의 탁상행정이 빚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수칙 가운데 하나가 마스크를 잘 착용하라는 것이다. 이 수칙에 따라 모든 사람이 모든 공간, 모든 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결과 아무도 없거나 사람이 한적한 야외 공원이나 거리에서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 감염병 예방 측면에서 이는 불필요한 것이다. 이런 야외 공간에서 잠시 있을 경우 벗고 쓰는 것이 번거로워 그럴 수는 있겠지만 상당 시간 보낸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물론 야외 공간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아주 가까이서 대화하거나 접촉할 경우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마스크는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미열 등 약간이라도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깐 사용한 마스크 다음 날 재사용해도 큰 문제없어

어떤 사람이 언제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는지, 마스크 착용이 별로 의미가 없는 때와 공간이 어디인지에 대해 정부가 세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한 경우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시기·공간 등에 대해 국민과 빈번하게 소통해야 한다.

코로나19를 떠나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의심스러운 사람은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경보가 발령된 날이 아니라면 필요 없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초)미세먼지 공포 때문에 조금만 공기가 나빠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감염병 유행을 맞아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고 재사용을 하면 절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마스크가 충분하지 않고 잠깐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라면 잘 보관하고 있다가 다시 써도 무방하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누군가 자신 앞에서 재채기나 기침 등을 했다면 마스크 재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 하루 종일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하루 중 잠깐 1~2시간 사용한 것이라면 밀폐비닐봉투 등에 깨끗하게 보관하고 있다가 두서너 차례 더 다시 착용해도 좋다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완치 후 양성, 미량 남은 바이러스 재증식 가능성 높아

◇ 완치 환자가 다시 양성, 재감염이 아닌지? = 결론적으로 말하면 재감염 가능성보다는 몸 안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해 양성 환자가 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

경기도 시흥시 70대 여성이 지난달 9일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은 끝에 13일 만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 여성은 다시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28일 두 번 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일본 등에서는 유사 사례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첫 사례여서 관심을 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퇴원 후 6일 만에 양성으로 확진됐고 그 사이 다른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재감염 가능성은 낮다. 이보다는 1차 확진 후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할 당시 완치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채취한 검체에서 바이러스 양이 충분치 않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퇴원 후 다시 바이러스가 증식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사 오류나 부실 검사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파트 승강기내 감염, 접촉 시간보다는 감염 행위가 중요

◇ 아파트 승강기에서 단 1분 만에 감염, 어떻게 이런 일이? = 충분히 가능하다. 아파트 승강기는 1평가량의 매우 좁은 밀폐공간이기 때문에 사람 간 거리가 매우 짧다. 감염된 사람이 한번 가벼운 기침을 한 번 하더라도 무방비 상태의 상대방은 불과 10~20초 사이에도 감염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와 접촉 시간이 길수록 바이러스를 옮을 기회가 많아 잘 감염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접촉 시간이 짧더라도 매우 위험한 전파 행위가 있으면 감염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 동 주민이 환자일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었을 수도 있다. 좁은 밀폐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아니면 환자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서 바이러스에 잔뜩 오염된 손으로 닫힘 버튼을 눌렀고 이어 탄 주민이 맨손가락으로 오염된 닫힘 버튼을 눌러 손이 오염된 뒤 나중에 코 입 등을 만져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 어떤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지는 두 사람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밀폐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 맨손으로 무엇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얼굴 등을 만지기 전 손소독이나 손세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얻을 수 있다.

지난달 18일 오전 8시께 출근길에 서울 암사동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인 명성교회 부목사와 함께 승강기에 탔던 성동구청 직원이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끼지 않았으며 구청직원의 자녀 두 명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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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 박사는 <한겨레> 보건복지 전문기자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안종주의 위험 사회' '안종주의 건강 사회' '안종주의 위험과 소통' 연재 칼럼을 써왔다. 석면,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보건 및 환경 보건 위험에 관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석면, 침묵의 살인자> <위험 증폭 사회> 등 다수가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코로나 전쟁, 인간과 인간의 싸움> <코로나19와 감염병 보도 비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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