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수도권 지역에 대한 추가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욕설 페이스북' 등 언행 관련 논란을 빚었던 민경욱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중기청장 출신 재선 이현재 의원도 배제됐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는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추천한다고 밝혔다. 민현주 전 의원은 바른정당-새로운보수당 출신으로, 유승민 의원의 측근 중 하나다. 민경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박 인사다.
이현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하남은 경선 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경선 후보 가운데 이 의원의 이름은 없었다. 하남은 이창근 전 서울대 교수와 윤완채 전 하남시장 후보 간의 양자 경선 지역으로 발표됐다.
현역의원 중에는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이 자신의 지역구에 그대로 추천을 받았고, 비례대표인 전희경 의원은 인천 미추홀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됐다. 미추홀갑은 홍일표 의원(3선)의 지역구다.
또 원래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이 지역구인 안상수 의원(3선)은 지역구를 옮겨 인천 미추홀을 지역구에 공천됐다. 미추홀을은 원래 이 지역구 3선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다. 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결정되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공천 결과가 발표되자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당이 미래도 없고 통합도 없는 선택을 했다"며 "주민만 믿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의 원 지역구인 중구·동구·강화·옹진에는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이 단수 추천됐다. 배 이사장은 세월호의 화물 고박 담당업체 소유주의 아들로,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이 지역구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됐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 의원에게 패했다. (☞관련 기사 : 새누리, 세월호 고박업체 前 부회장 공천 논란)
그밖에 경기 오산에는 최윤희 전 해군참모총장이, 용인정에는 김범수 '세이브노스코리아' 대표가, 계양을에는 윤형선 인천의사협회장이 각각 공천됐다. 이 지역구는 각각 민주당 안민석·표창원·송영길 의원의 지역구다.
경선 지역 중에는 인천 부평갑에서 현역의원인 정유섭 의원이 유제홍 '젊은보수' 대표와 경선을 치르게 된 점이 눈에 띄었고, 서청원 의원 지역구인 화성갑에서는 김성회 전 의원과 최영근 전 화성시장 간의 양자 경선이 치러진다.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래한국당 대표를 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 지역구 용인병은 심재철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이상일 전 의원과 권미나 경기도의회 교육위원, 김정기 '신의한수' 정치평론가 간 3자 경선 지역으로 발표됐다.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은 단연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한 이유에 집중됐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여러 논의를 많이 했고, 공관위가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충분히 검토했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막말 등 언행 때문이냐'는 취지의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김 위원장은 "허심탄회한 얘기도 교환했다"고만 하면서 "여러분이 판단하라. 우리가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안상수 의원을 '이동 배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과 충분한 협의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고, 전희경 의원을 미추홀갑에 추천한 배경에 대해서는 "(지역구) 현 국회의원인 홍일표 의원의 의견을 반영하고 본인 의사와 여러 분의 의견을 듣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앞서 지난 26~27일에는 서울 강남갑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강남을에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 사장을, 송파병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노원병에는 유승민계인 이준석 최고위원이 공천을 받았고, 영등포을에는 박용찬 대변인이 단수 추천을 받아 민주당 김민석 전 의원과 대결이 예고됐다.
경기도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에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을 추천했고, 구상찬(서울 강서갑)·김용남(경기 수원병)·정태근(서울 성북을) 전 의원도 각각 공천을 받았다.
특히 통합당이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에 김민수 당협위원장을 단수추천하면서, 이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던 김순례 최고위원이 탈락한 점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른바 '5.18 망언' 논란 당사자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막말이나 불미스러운 행동, 혐오 발언은 세비를 전액 반납하기로 한 정신을 참작하고 고려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민경욱 의원 컷오프의 배경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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