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행-선행지수 5개월연속 하락, '더블딥' 우려

9월 한달지표 추가하락하면 '2차불황' 진입 분명

국내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이어 L자형 장기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경제, 더블딥 이은 L자형 장기침체 우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 경기상황을 말해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증가율(전월대비)이 5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1년후의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도 전월대비 증감률이 지난 4월(-0.1%)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조사결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7월 저점을 찍고 8월부터 상승세를 보였으나 1년도 못돼 하강세로 돌아선 전형적 더블딥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려를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경기동행지수는 8월 97.1로 지난 4월 -0.1%의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5월(-0.6%), 6월(-0.8%), 7월(-0.8%), 8월 (-1.0%)로 갈수록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6개월 이상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야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통계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경기흐름이 상승에서 하강으로 바뀐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 우세한 실정이다.

***생산둔화,투자위축,소비침체 3중고 뚜렷**

구체적인 지표를 들여다볼수록 생산,투자,소비 전 분야에 걸쳐 암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공장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는 올라가는 전형적 불황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생산지수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어난 119.7을 기록해 7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기여도가 큰 반도체.자동차.영상음향통신의 증가세가 꺾이면서 둔화세가 역력하다. 계절조정지수 전월대비 증가율은 7월 0.2%에서 -0.6%로 마이너스 반전했다.

평균 공장가동률은 78.7%로 지난해 8월 77.2% 이후 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고는 수출증가세가 둔화된 반도체와 자동차업종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5% 증가한 96.7%를 기록했다.

5월 이후 잠시 증가세를 보였던 도.소매 판매는 3개월만에 다시 감소세를 돌아서면서 내수도 침체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출시 효과로 자동차와 연료판매가 작년 동월대비 0.5% 증가해 호조를 보였으나 도매업(-0.2%)과 추석 특수 영향을 받지 못한 백화점 판매가 13%나 감소한 영향으로 소매업(-4.3%)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작년 동월대비 1.5% 포인트 감소했다. 전월비로도 1.2% 감소,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수 회복의 견인차로 기대되는 건설수주액은 8월 4조1천5백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무려 39.2%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99년 3월에 기록한 전년동월 대비 51.1% 감소 이후 무려 5년5개월 만에 최대감소폭이다.

공공(26.1%)과 민간(42.0%), 건축( 37.1%), 토목(47.5%)을 막론하고 일제히 급락하면서 국내 건설경기가 향후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예고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와 컴퓨터, 정밀기기 등에 대한 투자증가에 힘입어 92.9로 작년동월 대비 5.0% 증가해 4개월 연속 상승해 다소나마 회복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선박을 제외한 국내 기계수주는 작년동월 대비 6.2% 감소해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전반적으로 얼어 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