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미국에서도 지역사회 전파 단계까지 왔다는 경고가 현실화된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포인트 기준 낙폭으로 '사상 최대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다우존스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5766.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1031.61포인트 급락한 지 사흘 만에 1000포인트가 넘는 낙폭을 다시 기록한 것이며, 포인트 기준으로, 지난 2018년 2월 5일 하락 폭(1175포인트)라는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3785포인트 주저앉았다.
하락률로는 1987년 10월 19일 22.6%라는 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한 '블랙먼데이'나 2018년 2월 5일(-4.60%)의 하락률에 못미치지만,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1000포인트 이상씩 주저않은 것은 지난 2018년 2월 이후 2년 만이라는 점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63포인트(4.42%) 내린 2978.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9포인트(4.61%) 하락한 8566.48에 각각 마감했다.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조정 국면"
투자자들이 다우존스지수보다 중시하는 S&P 500 지수는 지난 19일 3386 포인트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 기간 하락률이 12%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낙폭이 10%가 넘으면 '조정장세'에 들어섰다고 표현한다.
마켓워치는 "S&P500 지수가 6거래일 만에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연이틀 폭락한 이후로는 가장 빠른 속도"라고 전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인 38를 기록했다.
로이트홀드 그룹 최고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시장은 패닉 상태"라면서 "저가에 매수할 시점을 모색하는 일시적 하락장이 아니라, 매수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기업들은 올해 실적 성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반영해 실적 전망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코로나19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강조하고 나선 다음날 뉴욕증시가 패닉에 빠진 배경에는 캘리포니아 주 북부 솔라노카운티 주민 한 명이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 19 감염자로 확진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 확진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나라를 여행한 적 없고, 밀접접촉자에 해당하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CDC는 이 확진자가 미국 내 첫 지역 전파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내에서 감염 경로 파악이 어려운 확진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국제유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는 전날보다 배럴당 3.4%(1.64달러) 하락한 47.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에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공포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650명, 사망자는 5명 늘어난 17명으로 현재 이란(26명)에 이어 중국 이외에서 가장 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증시도 27일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3.49% 하락한 6796.40으로 작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19% 내린 12,367.46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32% 하락한 5,495.60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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