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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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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국가'

2030년엔 젊은세대 2.8명이 노인 1명 부양해야 할 판

우리 사회의 노령화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0년이 되면 노인 숫자가 어린이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2030년에는 젊은 세대 2.8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부과될 조세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가공스런 고령화 속도**

통계청이 1일 최초로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에 달해 고령화 사회(고령인구 비율이 7% 이상인 사회)에 들어선 데 이어 올해는 8.7%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2019년에는 14.4%까지 올라가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이 14% 이상인 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0%에 이르면서 초고령사회(고령인구비율이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 19년과,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 7년은 여타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다. 프랑스의 경우는 각각 1백15년과 40년이 걸렸으며, 일본의 경우도 각각 24년과 12년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0∼14세의 유년인구로 나눠 백분율로 환산한 노령화 지수는 올해 43.3%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2010년이면 62.0%로 올라선 뒤 2020년이면 109.0%를 기록, 노인 숫자가 어린이 숫자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970년 7.2% 수준이었던 우리나라의 노령화 지수는 1980년 11.2%, 1990년 20.0%, 1994년 23.9%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려왔으나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2000년 이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30년이면 186.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5∼64세 인구가 부양해야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比)는 올해 12.1%에서 2020년에는 21.3%, 2030년에는 35.7%로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는 생산가능 인구 8.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으나 2020년에는 4.7명, 2030년에는 2.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된다는 얘기로, 향후 젊은세대의 조세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자녀와 따로 사는 노년층, 전체의 절반 육박**

이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부부 또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65세이상 인구 중 30.8%가 아들손자와 함께 사는 3세대이상 가구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노부부끼기만 사는 1세대가구(28.7%), 2세대가구(23.9%), 노인 혼자 사는 1인가구 16.2% 순으로 조사됐다. 자녀들과 같이 살지 않는 1세대가구와 1인가구가 44.0%나 된다는 얘기다.

이를 1990년에 비교해보면 1세대 가구는 크게 증가(11.8%p)한 반면, 3세대이상 가구는 크게 감소(-18.8%p)한 것으로 조사돼, 자식과 같이 살지 않는 노년층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통계청이 만 60세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향후 자녀와 같이 살고 싶냐'고 조사한 결과 '같이 살고 싶다'가 53.0%, '같이 살고 싶지 않다'가 45.8%로 조사돼, 자녀와 따로 살겠다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 2002년 조사결과 만 60세이상 가구원의 생활비나 용돈 마련방법은 '본인 및 배우자 부담'이 55.9%, '자녀 또는 친척지원'이 40.1%로 나타나, 절반 가까운 노년층이 독자적 생존능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은 이미 고령사회 진입**

고령화 속도는 도시지역에 비하여 농촌지역에서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농촌의 황폐화가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촌지역의 경우 1990년에 9.0%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고, 2000년에는 14.7%로 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특히 작년 기준으로 전국 30개 군에서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 의령군과 남해군이 각각 24.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경북 의성군(23.6%), 경북 군위군(23.5%), 전남 곡성군 (23.3%), 경남 산청군(23.1%), 전북 순창군(23.0%), 전남 고흥군(23.0%)으로 뒤를 이었다.전남에서는 보성.함평.장흥.강진.신안.진도.구례군, 경북에서는 예천.영양.청도.봉화.영덕.청송군, 전북에서는 임실.진안.무주군, 충남에서는 청양.서천군, 충북에서는 괴산.보은군, 경남에서는 합천.함양군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시도별 고령인구 비율은 전라남도가 14.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충청남도 12.8%, 경상북도 12.3%, 전라북도 11.8%, 강원도 10.9%, 충청북도 10.4%, 경기도 9.8%, 경상남도 9.5%, 제주도 9.2%, 부산광역시 7.3%, 대구광역시 6.9%, 광주광역시와 서울특별시 6.4%, 대전광역시와 인천광역시 6.3% 순이었다. 생산도시인 울산광역시는 4.7%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이처럼 고령화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출산율 역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어, 향후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출산율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며, 요즘 젊은 세대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요인인 살인적 아파트값과 사교육비 등 경제-교육여건을 혁명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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