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수가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9월 미군 사망자수는 최소 76명을 기록, 개전이후 최악의 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30일(현지시간) 대외정책을 주제로 미국 대선 첫 TV 토론이 열릴 예정이어서 이같은 미군 사망자수 증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저항세력의 공격도 이어져 어린이 35명을 포함, 51명이 숨지고 2백3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등 이라크 상황은 더욱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미군 사망자수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증가, 9월 사망자수 최악 가운데 하나**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수가 1천명을 넘어선 9월달은 미군에게 더욱 잔인한 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로이터 통신이 미 국방부 사상자 집계를 인용 보도한 데 따르면 9월달 미군 사망자수는 최소 76명을 넘어서 이라크전 개전이후 최악의 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29일 현재 공식 미군 사망자수는 1천52명이다.
이외에도 9월달은 미군에게 더욱 불길한 달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 사망자수가 지난 4개월 연속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군 사망자수가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에는 42명, 7월에는 54명, 8월에는 66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9월달 사망한 미군수보다 더 많이 사망한 달은 이라크전이 개전한 이래 18개월 동안 딱 3번뿐이다. 올해 4월은 팔루자 등의 수니파 봉기와 남부지역 시아파 저항으로 미군 1백35명이 사망, 최악으로 기록됐으며 뒤이은 5월에도 80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슬람 성일인 라마단과 겹치며 저항세력 공격이 거세져 82명의 미군이 사망했었다.
아울러 뉴욕타임스도 29일 미국 민간 보안업체인 ‘특수공작 자문 및 안전관리회사’ 조사를 인용, “지난 30일간 저항세력 공격은 모두 2천3백68회에 달했으며 공격 발생지역은 인구밀집 지역의 거의 전부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공격수단으로는 사제폭탄, 박격포, 소총, 로켓추진폭탄, 차량 폭탄 등 다양한 수단이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젖은 모래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어”. 美국방, “저항세력공격 더욱 거세져”**
이에 따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마저 이번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 임시정부에 반대하고 민주체제를 갖지않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바트당의 재집권과 테러국가 재건립을 원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 전문가들도 이라크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이라크에서 미군이 지고있음을 인정했다. 미국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카토재단의 테드 카펜터 연구위원은 미군과 다른 동맹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급증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라크 안전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젖은 모래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싱크탱크인 렉싱턴 재단의 로렌 톰슨 연구위원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부시 행정부는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2일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점이 지나면 저항세력의 공격을 제압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방법으로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그 시점이 되면 미군 사망자수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수치와 분석이 잇따르자 이날 있을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공방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 정당성 문제에 몰려 있는 부시 대통령은 미군 사망자수가 늘어날수록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라크전 관련 말바꾸기 문제로 지지율 반등을 못하고 있는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항세력 공격으로 어린이 35명 포함 최소 51명 사망**
한편 이라크 상황이 더욱 수렁에 빠지고 있음은 이날 발생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웅변적으로 보여줬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항세력의 폭탄 공격으로 어린이 35명을 포함해 최소한 51명이 사망했으며 2백3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미군도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어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바그다드 인근에서 발생한 이번 공격은 부근을 지나가던 미군 차량 행렬을 겨냥한 것이었는데 일부 어린이들은 미군 병사들이 주는 사탕을 받으러 가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발생한 어린이 사망자수는 저항세력의 단일 공격으로 발생한 어린이 사망자수 가운데 최대 규모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공격은 또한 세 번에 걸쳐 잇따라 발생, 정교하게 계획됐음을 보여줬다. 첫 번째 차량 폭탄공격이 있은지 미군이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 두 번째 세 번째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이와 관련 아드난 압드 알 라흐만 이라크 임시정부 내무부 대변인을 인용, 두 번의 차량폭탄과 한번의 도로매설폭탄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이날 이라크 북부 탈라파르시에서도 경찰서장을 노린 차량 폭탄공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이에 앞서 바그다드 서부 아부 그라이브 미군 검문소 부근에서도 차량 폭탄이 폭발, 미군 병사 한 명과 이라크 병사 2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밖에 바그다드 인근 미군 병참기지 부근에서도 로켓 공격으로 2명의 미군 병사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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