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46일째 단식을 계속해온 서울 대광고 강의석 학생이 학교측이 강군이 요구했던 '예배 선택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하자 25일 새벽 단식을 풀었다. 거대한 학교-종교 권력과 맞선 '작은 거인'의 승리다.
***강의석 학생, 25일 새벽 단식 중단**
강의석 학생이 25일 새벽 3시경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히며 46일간의 단식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대광고 측은 강 학생이 요구해오던 '종교 선택권'을 받아들이기로 최종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1백일이 넘도록 계속된 강 학생의 외로운 투쟁도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24일 저녁 7시부터 시작된 강 학생과 대광고 기독교 교육문제 대책협의회 사이의 최종 협의는 자정을 넘겨 25일 3시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예배 거부 학생에 대해 대체 활동 계획을 강구해 재단, 교단과 기독교 학교 연합회와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실시하고, ▲대체 활동 계획이 수립돼 유관 기관과 협의 결정하기 전까지 담임 교사와 교목실의 상담을 거쳐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개별적으로 지도한다"고 합의했다.
이 합의안은 대책협의회가 24일 오후 위의 내용을 포함한 '예배의 탄력적 운영 방안'을 결의한 것에서 비롯됐다. 류상태 전 대광고등학교 교목을 비롯한 대광고 교사들은 이런 결정을 들고 강 학생을 방문해 8시간 동안 협의 끝에 최종 협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강 학생은 이 자리에서 "종교수업을 받는 학생들과 받지 않고 대체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차별이나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약속을 받아 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종 합의후 강의석 학생은 인터넷의 '미션 스쿨 종교 자유' 게시판에 새벽 3시19분에 올린 '단식을 풀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단식을 풀었습니다. 날이 밝는 대로 병원에 갈 예정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담담하게 기쁜 마음과 걱정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강 학생은 지난 6월16일 '학내 종교 자유'를 위한 교내 방송을 시작으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강 학생은 학교로부터 제적 통보를 받고, 법원 결정으로 재입학, 46일간 단식 등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왔다. 단식을 푼 강 학생은 현재 서울대학교 법학과 수시 2학기 모집에 응시한 상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23일 학생들에게 종교 자유를 신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해 강 학생의 외로운 투쟁은 대광고를 넘어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으로 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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