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며 뉴욕과 유럽 주요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특히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1000포인트 넘게 급락하는 등 2년만에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031.61포인트(3.56%) 급락한 2만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111.86포인트(3.35%) 떨어진 3225.89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로써 두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항공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날보다 355.31포인트(3.71%) 폭락한 9221.28에 마감했다.
"팬데믹 공포, 이제 반영 시작"
글로벌 팬데믹 공포가 지배하는 뉴욕증시의 하락세가 이제 시작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에서 2번째 경제대국인 중국이 사실상 멈춰섰는데, 안전자산을 찾아 떠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아직 모두 반영된 것이 아니라, 최대 1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공포의 진원지가 된 이탈리아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유럽증시도 폭락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16.21포인트(3.79%) 떨어진 411.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의 FTSE MIB는 전날보다 1345.96포인트(5.43%) 폭락한 2만3427.19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544.09포인트(4.01%) 급락한 1만3035.24,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237.85포인트(3.95%) 하락한 5791.87을 기록했다.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7.09포인트(3.34%) 하락한 7156.83에 마감했다. 항공주들의 낙폭이 특히 컸다. 이지젯과 라이언에어 홀딩스는 각각 17%, 13% 폭락했다.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5달러(3.7%) 내린 51.4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10시17분 현재 2.41달러(4.1%) 떨어진 56.09달러에 거래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4시21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전장보다 12.40달러(0.75%) 상승한 1661.2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3% 오른 99.29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영국의 금융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2년만에 최악의 하락률을 보였다"면서 "앞서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3.9% 급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증시도 폭락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탈리아와 한국을 '글로벌 팬데믹 공포'를 증폭시킨 나라들로 지목했다. <뉴욕타임스>도 "중국 이외의 지역, 특히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자 3명에서 24일까지 확진자 229명, 사망자 7명으로 급증했다. 한국은 이날 당국 발표 기준 확진자 833명, 사망자 7명을 기록했으며 당국 발표 이후 사망자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란은 코로나 19 확산 상황 축소.은폐 의혹
중동에서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이란에서는 축소.은폐 논란 속에 공식 발표로만 사망자 12명, 확진자 61명에 이른다. 전날 사망자 8명, 확진자 43명에서 급증한 것이지만, 이란혁명수비대 출신 보수파 정치인으로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산 진원지가 된 종교도시 곰이 지역구인 아마드 아미라바디 파라하니 의원은 "곰에서만 지난 13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50명에 달하며, 격리 수용된 확진자만 250명이 넘었다"고 이란 반관영 <이란노동통신(ILNA)>를 통해 폭로했다. 이란 정부가 파라하니 의원의 폭로 내용을 즉각 부인했지만, 지난 21일 치른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이란 정부가 상황을 축소. 은폐해오다가 총선 이후에야 늑장 대응을 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산세에 터키는 이란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파키스탄은 이란과의 국경과 교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유럽연합(EU)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셍겐(Schengen)조약에 따른 비자면제가 적용되는 국가 사이의 통행 제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셍겐조약에는 EU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이 가입돼 있다. EU 집행위원회 소속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건강·식품안전 담당 집행위원은 "EU 상황은 엄중하지만, 공포에 빠지거나 과장된 정보에 굴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은 유럽이 국경 통제 없이 바이러스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낼 수 있느냐는 시험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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