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은 국도19호선과 인접한 하동읍 흥룡리 고분군에서 삼국시대 석곽묘 8기와 조선시대 회격묘 2기가 발굴됐다고 21일 밝혔다.
흥룡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하동지역의 고대사를 이해하고 특히 가야유적으로 가야고분의 성격과 가야인의 내세관 등 고분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유적이다.
군은 훼손되는 유적의 보존관리와 정비복원을 통한 역사문화 자원 활용을 위해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긴급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20일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를 가졌다.
조사는 총 7개의 트렌치를 설치해 진행되고 조사결과 삼국시대 고분 6기와 조선시대 분묘 1기가 확인됐다.
2009년 11월 23일∼2010년 6월 10일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된 하동읍∼악양 평사리 국도19호선 확장구간 유적과 연장되는 동일유적의 성격을 보였다.
시굴 학술자문회의 결과 ‘지속된 유구의 훼손과 지형침식 방지, 유적의 정확한 성격 파악을 위해 정밀발굴로 전환해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이에 따라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달 13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허가를 받아 같은 달 29일부터 2∼6트렌치 주변 면적 800제곱미터에 대해 실시됐다.
발굴조사 결과, 흥룡리 고분군은 하동읍에서 구례 방향으로 국도 19호선과 연접한 흥룡마을 입구의 낮은 구릉 북서쪽 말단부에 위치하며, 삼국시대 석곽묘 8기와 조선시대 회격묘 2기가 확인됐다.
석곽묘는 대체로 해발 20∼25미터에 집중돼 있으며, 사면부를 따라 북쪽에 2기, 중앙에 1기, 남쪽에 5기가 위치했다. 조사지역의 원지형은 훼손이 심한 상태였고 경사면을 따라 유구의 개석 및 벽석 일부가 유실됐다.
석곽묘는 조사지역의 범위가 협소하고 훼손이 심해 개별유구간의 군집양상은 판단하기 힘들며, 경사면을 따라 삭평돼 제토 후 평면상에서 현재까지 주구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주변으로 단면 확인을 위한 트렌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석곽묘는 주구와 봉분이 잔존하지 않아 명확하지 않으나 주축방향 및 배치 양상으로 1호·2호 석곽묘, 4호·5호 석곽묘는 하나의 봉분 내에 복수의 매장주체부가 조영된 다곽식으로 판단됐다.
그 외 3호·6호·7호·8호 석곽묘는 하나의 봉분 내에 1기의 매장주체부만 조영된 단곽식으로 파악됐다. 다곽식의 경우 중복되는 양상은 확인되지 않고, 주축방향은 등고선을 따라 연접 조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주체부는 기본적으로 수혈식석곽묘였다. 최하단 벽석은 판석재로 세워 쌓았으며, 2단부터는 소형할석을 눕히거나 세워서 쌓았다. 최하단석은 바닥면에 박아 넣은 방식이 아닌 세워 쌓은 후 점질토로 고정한 것이 특징이다.
유물은 총 28점으로 장경호, 단경호, 연질호, 개, 고배류가 주를 이뤘으며 점질토 상부에 안치돼 있었다. 특히 5호 석곽묘에서 주조철부 1점과 도자 1점이 출토됐다.
또한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회격묘 2기가 발굴됐는데 1호 회격묘는 조사지역 북쪽에 위치하며, 원지형의 훼손으로 상부시설이 삭평됐다. 내부에서 목관과 인골이 출토되고 인골의 머리 방향은 동쪽을 향했다.
2호 회격묘는 조사대상지 동쪽 경계부에 접해 있었고 서단벽 일부만 조사대상지에 속하고 유구의 대부분은 조사대상지 외곽으로 연장됐다.
시굴조사 당시 3번 트렌치에서 회격묘의 서단벽 일부가 확인되고 매장주체부 내부가 노출된 상태로 있었다. 회격묘 2기는 관정을 사용하지 않고 서로 맞물려 짜맞춤한 것으로 추정됐다.
회의 두께는 10센티 내외로 대체적으로 회의 비율이 낮고 패각분과 황토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한반도문화재연구원은 이날 이범홍 경남도문화재위원과 이동희 인제대 교수, 강태진 문화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학술자문회의에서 발굴조사 방법과 유적조사 결과 분석 내용, 수습유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범홍·이동희 자문위원은 유적지를 살펴보면서 유적의 조사과정에서 추가 조사해야 할 사항이나 분석내용에 대한 검토 등을 자문했다. 한편, 흥룡리 고분군 발굴조사는 문화재청 복권기금(문화재보호기금) 지원으로 진행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