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 발전소 2호기에서 지난 14~15일에 3천여ℓ의 중수(重水.heavy water)가 누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월성 원전 2호기는 이미 지난 6월에도 고장이 난 적이 있어 원전 안전 관리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월성 원전 2호기에서 중수 누출, 직원 피폭"**
과학기술부는 14일 "정비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 월성 원전 2호기에서 14일 밤 11시부터 15일 0시10분까지 70분간 중수가 원자로 건물 안으로 누출돼 작업자 10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과기부는 "이 사고로 3천4백ℓ의 중수가 누출됐다"며 "원전이 자체 조사한 결과 방사선 최대 피폭량은 엑스레이에 노출됐을 경우와 같은 양인 허용 기준치의 1천분의 1에 지나지 않아 큰 피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과기부는 "배관을 정비하던 작업자 1명이 중수 조절 밸브를 오작동해 중수가 누출됐다"며 "현재 원전 주변 환경의 방사선 양은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중수 누출 현장을 방문한 경주핵대책시민연대는 "월성 2호기에서 중수가 누출됐다는 제보가 있어 조사한 결과, 중수 3천4백ℓ(17드럼)가 유출됐고 이중 15드럼 반 분량만 수거된 채 나머지 1드럼 반 분량은 미수거됐다"고 주장했다.
***월성 원전 2호기,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사고**
월성원전 2호기는 지난 6월에도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에서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가 이상 증가함에 따라 발전을 중단했다.
또 2002년 7월에도 2호기 전동밸브 배관에서 중수가 누출돼 작업자 10여명이 방사능에 피폭됐고, 1999년 10월에는 3호기 냉각기 펌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중수가 원자로 건물 안으로 누출돼 작업자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된 바 있다.
중수는 원자로 냉각재와 감속재로 쓰이는 열전달 물질로 무색ㆍ무취의 액체이며, 여기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방사능물질로 원전 작업자들이 피폭될 경우 중대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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