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선거구 공천 신청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내전'에 휩싸이자 이해찬 대표가 교통정리를 시사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강서갑 현역의원인 금태섭 의원과 면담한 뒤 "우리 당의 훌륭한 재원들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는 금 의원과 김 변호사가 다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방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훌륭한 재원들이 훌륭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적 절차와 포용성을 고려해 당이 슬기롭게 해결하겠다"며 "당이 포용성과 외연을 더 확장해야 하는 측면이 있으니 여러 요소를 고려해 지도부가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의 강서갑 공천 신청으로 불거진 '조국 프레임' 논쟁이 더 격화될 경우 4.15 총선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지도부가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지도부의 만류에도 강서갑 출마를 강행한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에 공천 신청하도록 유도하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금 의원과 김 변호사의 정면 충돌은 어떤 결과가 나건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경선에서 금 의원이 패하면 중도층 이반하는 반면, 김 변호사가 패하면 지지층 반발이 예상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강서갑에서 누가 이기든 후유증은 심할 것"이라며 "김남국이 이기면 민주당은 중도층의 거의 전부를 잃을 것이고 (금 의원을) 내치면 민주당은 완전히 '문빠' 신앙공동체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출범하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강원 권역 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로 불거진 논란에 "오래 끌어서 될 문제는 아니다"고 조속한 진화를 당부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교통정리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김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왜 기득권 현역 의원이 공정한 청년 신인의 도전을 비겁하게 회피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금 의원을 겨냥한 날을 세웠다. 김 변호사는 '조국 수호' 프레임 논란에 대해서도 "금 의원과 일부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말"이라며 "이 프레임을 다른 말로 바꿔보면 검찰개혁 찬성과 검찰개혁 반대"라고 반격했다.
김 변호사를 지원사격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도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을 도륙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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