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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급락쇼크'에 이헌재 경제팀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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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급락쇼크'에 이헌재 경제팀 당황

한은 "5%아래로 추락", 삼성연 "4.0%로 급락". 정부만 "5.2~5.3%"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로 급락했다는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대해 이헌재 경제팀이 더없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잠재성장률은 5.2~5.3%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5%이상의 성장은 문제없다"고 호언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입장과는 달리 한국은행은 이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후반대로 하락한 상태로 추정하고 있어,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 "잠재성력 4.0%로 급락"**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서울 여의도 산은캐피탈 강당에서 국회 소장파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의정연구센터 등 국회의원 50명과 기업 경영자 5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경제 재도약을 위한 10대 긴급 제언' 심포지엄에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970~1990년 7.9%, 1996~1996년 7.0%에 이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이후인 1996∼2003년에 5.4%를 거쳐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는 4.0%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지 않고 자연실업률하에서 노동과 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완전고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가리킨다. 따라서 실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을 기록하면 물가가 급등하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게 된다. 요컨대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참된 '경제실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잠재성장률이 4%로 떨어졌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무현정부가 경제목표로 설정한 '2만달러 시대'가 그만큼 멀어졌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성장력 약화의 원인으로 내수침체와 수출신장세 둔화, 미래 신(新)산업 결여, 낮은 고용률, 고비용, 양극화, 고령화, 사회적 갈등 등을 꼽았다.

***이헌재 얼마 전까지 "우리 잠재성장률은 5.2~5.3%"**

삼성경제연구소의 '잠재성장률 4% 추락' 분석은 앞서 내년도 성장률을 3.7%로 낮춰잡은 데 이어 나온 '제2탄 충격전망'으로, 5%대 고성장을 호언해온 이헌재 경제팀을 더없이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보기에 따라 잠재성장률 전망치가 다를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안될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곤혹스럽게 답했다. 그는 이어 "국가경제를 이끄는 입장에서 매년 40만~50만명씩 고용을 늘려야 하는데 그런 수준으로 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말해 "그렇게 되면 안될 것"이라는 당위론적 답변에 불과했다.

이 부총리는 그러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5.2~5.3%이라고 주장하며 5%대 고성장을 호언했었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삼성경제연구소의 내년 3.7%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민간 연구소는 비관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마련이며 정부로서는 내년 5.2~5.3%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삼성측을 성토했었다. 이 부총리가 말한 잠재성장률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추계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지난달 9일에는 과천청사에서 재경부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삼성경제연구소의 3.7% 성장률 전망에 대해 "앞으로 국회에서 경제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큰만큼 이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대응논리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었다.

이러던 판에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이미 올해 잠재성장률이 4.0%로 급락했다는 2탄 공세를 받은 양상이니, 이헌재 경제팀으로서는 더없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한국은행 "잠재성장률 5%아래로 추락한 건 사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이 급락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정부내에서도 '감지'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잠재성장률을 공식적으로 추계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행이나 경제연구소, 학계 등 일각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이같은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이들 기관 가운데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곳은 다름아닌 한국은행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촉발시킨 잠재성장률 논란과 관련, "현재 추계된 잠재성장률을 공식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4.5%는 넘어서고 5%는 못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삼성경제연구소 추계처럼 4.0%까지 급락한 상황은 아직 아니나, 5%아래로 추락한 것은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는 "IMF사태를 겪으면서 잠재성장률에 적잖은 타격이 가해졌고 작금의 내수불황 장기화와 투자 기피로 잠재성장률이 또한차례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는 우리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적잖이 고전할 것으로 보여 잠재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거울이자, 경제의 미래다. 이헌재 경제팀은 더이상의 허장성세를 그만 접고 잠재성장률 급락을 냉엄한 현실로 인정하고, 그 토대위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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